北,’인질’ 잡지 않으면서도 ‘인질효과’로 南 압박

북한이 지난달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폐쇄’를 위협한 지 나흘 만인 3일, 개성공단 출경 불허 카드를 들고 나왔다. 북한의 이번 개성공단 정상운영 방해는 최근 한미연합훈련 과정에서 첨단 무기체계가 운용되고, 박근혜 정부가 북 도발에 대한 초전 대응의지를 과시하자 이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연이은 대남위협에도 한미합동군사훈련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 B-2와 핵잠수함 훈련을 공개하고 국지도발도 공동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한 북한의 무력도발에는 원점을 비롯한 지휘부까지 응징한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조치가 우리 정부의 무력시위와 강경 발언에 대한 ‘보복성’ 차원이라면 현재 진행 중인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개성공단 출입경 제한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이 경제적 이득 때문에 폐쇄조치까지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이번 개성공단 운영 제한 조치는 한미연합 훈련이 결국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 폐쇄까지 불러왔다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종북세력들이 일관되게 한미연합훈련을 반대하는 시위와 집회를 여는 것과 무관치 않다.


북한은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경영 차질을 압박해 한반도 긴장을 우려하는 여론을 조장하고, 향후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부담을 지우려는 의도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한 입주업체 사장은 “북측의 이번 조치로 개성공단으로 들어가야 할 자재나 부식 등도 발이 묶인 상태”라며 “아직은 괜찮지만 출경 차단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공장의 경우 자재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우리 인력의 개성공단으로의 출경이 금지되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이 계속 잔류해야 한다. 이는 우리 기업 근로자들을 인질로 잡지 않으면서도 결국 ‘인질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입출경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지연시킨 사례가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9년 3월 한미 키리졸브 기간 3번 정도 지연된 적이 있다. 2008년 통신선 문제 등 기술적인 문제로 150회가량 지연됐다. 당시에는 대부분 지연 몇 시간 후에 입출경이 정상화됐다.


북측이 우리 쪽으로 돌아오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장애를 조성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단시간에 공단 폐쇄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사태 장기화 여부는 향후 일주일, 장기화 될 경우 독수리 훈련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중대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전략적 차원에서 출경을 제한한 것으로, 지연하면서 우리의 움직임을 살피며 추후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길게는 2, 3일 지연시킬 수 있지만, 지연 조치가 1주일 정도 가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긴장 수준을 높여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차원의 움직임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실제 ‘폐쇄’ 행동으로 옮기기보다는 제스쳐 개념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감정적으로 기 싸움 차원에서 (우리 정부를) 건드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폐쇄보다는 출경 제한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성공단 인질화 우려도 배제할 수 없지만, 서로 감정대립으로 가면 묶어두기보다 추방 쪽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