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사 방미, 관계개선 신호?

북한의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북한 정부 인사들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사실이 27일 확인돼 북미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아닌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 2차 핵실험 등으로 북미간 민간차원의 교류도 완전히 중단된 상태에서 이뤄진 조(북).미 민간교류협회 대표단의 이번 방미는 적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조지 부시 행정부 말기 뉴욕필하모닉의 평양 공연까지 성사될 정도로 민간 차원의 교류가 있었지만, 오바마 정부 출범 후에는 경색된 북미관계를 반영하듯 민간 채널마저 막혔었다.

특히 이번에 미국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은 조미민간교류협회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실제로는 4명 모두 북한 정부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북미간 물밑 분위기가 상당히 완화됐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서 뉴욕시 반경 25마일을 벗어날 때는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 일행의 뉴멕시코 방문을 허용하기도 했다.

북한 대표단의 방미는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 2명 석방을 위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대한 북한의 방북 초청에 뒤이은 것이다.

이번 북 대표단의 방미 이후 우선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식량 등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여부다.

북한 대표단이 방미 기간에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미국의 대북지원 단체 등을 면담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북 식량지원의 경우 북미관계 경색 이후 지난 3월 북한의 요구로 중단됐지만, 이후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 위기고조 이후 미국 내 분위기 역시 좋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해상 봉쇄와 금융제재를 통한 자금줄 차단에 나선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식량배분 등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허용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대북 식량지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총 225만8천164t에 달할 만큼 적지 않은 규모에 이른다.

미국이 민간단체를 통한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할 경우 여기자 2명 석방의 대가로 민간 채널을 통한 식량지원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될 수 있다.

실제 미국 조야에서는 여기자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할 당시 인도적 문제는 인도적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북 식량지원 등 인도적 지원과 여기자 석방의 맞교환 카드가 제기되기도 했다.

때마침 우리 정부에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이 제기된 것은 의미 심장하다.

북한의 북미 직접대화 요구에 대해 “먼저 비핵화를 약속해야 하며, 6자회담의 틀에서만 이뤄질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물밑에서는 민간 교류,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의 카드를 통해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미가 미국 정부와 공식 관련은 없지만, 핵 등 안보 문제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