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사들, `총격우발성’강조 배경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 사건의 우발성을 강조하는 취지의 북한발(發) 전언들이 잇따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방북하고 돌아온 남측 대북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북측 인사들이 이번 사건을 “우발적 사건”으로 설명하면서 이번 사태로 남북간 교류.관광이 위축 또는 중단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북한에서 ‘당국’으로 볼 수 있는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의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하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을 염려하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느 ’쪼꼬만’ 병사가 저지른 우발 사건”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지난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담화 발표 이후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얘기들이 전해지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북측으로서는 일단 공식 채널에서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남북간 민간인사들의 접촉 기회를 활용, 이 사건의 파장 확대를 막으려는 의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박사는 21일 “북측이 진상조사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남측에 흘리는 얘기들은 대체로 ‘사건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것과 ‘민간교류를 단절시킬 의도가 없다’는 것들”이라며 “이번 일이 우발적 사건임을 강조하면서 현지 군인들의 책임으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또 같은 연구소의 김성배 박사는 “북측은 이번 사건의 파장이 계속 확대되기 보다는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일 수 있다”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기다리고 있는 북으로서는 이 사건이 자신들의 대외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쨌든 북측 인사들의 이런 반응은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사전 기획하거나 대남 관계에서 문제를 야기하겠다는 의도 하에 저지른 것은 아니라는 쪽에 힘을 싣는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정황들이 계속 나오는 듯 하다”며 “남북관계 단절로 북한 군의 근무자세가 경직됐을 수는 있지만 문제를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우리가 요구하는 현장 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우발적인 사건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채 북측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단 북한을 향해 이번 사건 해결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만큼 북한 당국이 우리의 요구에 호응할때 까지 사건 성격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이 우리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은 하되, 당국간 대화로 나올 수 있게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조성렬 박사는 “대화없이 압박만으로 북한을 굴복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나름의 타협안을 내 놓을 수 있는 명분을 북측에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