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현실 접한 호주 현지는 놀라움의 연속”

▲ ‘제9회 북한인권·난민문제국제회의’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박선영 의원 <사진=북한인권시민연합>

“같은 탈북자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만큼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은 끔찍했다.”

(사)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과 북한인권호주위원회(위원장 마이클 댄비)의 공동주최로 20~21일 양일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9회 북한인권·난민문제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북한인권 현실을 접한 호주 현지의 반응은 놀라움과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박 의원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국회의원이었다. 24일 기자와 만난 박 의원은 “북한 문제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이 문제에 무관심한 것에 큰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호주 언론이 이번 회의를 대서특필한 것과 달리 한국 언론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힘을 얻기도 했다. 호주 의회 및 NGO 관계자들과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했다”며 국제회의가 남긴 성과를 평가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는 격언으로, 말로만 떠들 뿐 정작 행동에는 나서지 않는 국회의원들과 지식인들의 행태를 대신 꼬집었다.

여야는 북한 미사일 문제가 현 시점 한반도에서 가장 주요한 현안 중 하나라며 앞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되는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얼굴을 붉혀가며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170석의 거대여당 한나라당이나 제1야당인 민주당 의원 중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위해 14시간 동안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다음은 박선영 의원과의 일문 일답]

▲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9회 북한인권·난민문제국제회의’ 회의장 모습 <사진=북한인권시민연합>

– 9회 북한인권·난민문제국제회의에 참석하신 소감은?

먼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북한 문제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은 나 혼자만 참석했다. 호주 유력 일간지인 ‘오스트레일리안’에서 이번 회의를 한 면에 대서특필하는 등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과 달리 한국 언론들의 관심이 전무한 것이 창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NGO들의 열악한 활동 환경을 보면서 더욱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두 번째로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힘을 얻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겠다는 마음에 어깨가 무겁기도 했다.

– 비공개전략원탁회의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북한인권문제를 어떻게 개선시켜야 할지에 대해 폭넓은 토론이 벌어졌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기 위해 우선 북한이 고문방지협약에 가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재외 탈북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을 막을 수 있는 논의를 시도해보자는 논의도 있었다.

– 북한인권문제를 접한 호주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이번 회의에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출생한 신동혁 씨,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 화가 선무 씨 등 탈북자들도 동행했는데, 회의 참가자들은 이들이 피부로 경험한 증언을 듣고 많이 놀라워했다. 특히 신동혁 씨는 증언을 하다 말을 잇지 못하는 등 감정이 북받친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생생한 모습이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 같다.

태어나서부터 평양에서 자랐다던 김철웅 씨도 신동혁 씨의 증언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도 북한에서 살았지만 그러한 곳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몰랐었다고 했다.

조선일보에서 제작한 ‘천국의 국경을 넘다’나 일본 아시아프레스가 제공한 북한 내 현지 영상에도 참가자들의 큰 관심이 쏟아졌다.

– 민주당은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에 반발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이제라도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북한이 반발한다고 해서 인권문제에 침묵한다는 것은 길에서 사람이 맞아 죽어가는데, 때리는 사람이 겁나서 외면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면 이런 주장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