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태국을 주목하라”…동남아 첫 국제회의 개최

▲ 에비하라 토모하루 대표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태국 방콕에서 ‘북한인권국제회의’가 개최된다. 그동안 유럽과 한국 등지에서는 북한인권 관련 행사들이 여러 번 개최됐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가 개최되기까지 태국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주인공은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을 구원하는 회(ARNKA)’의 에비하라 토모하루 대표다. 올해로 태국 생활 10년째라는 에비하라 대표와 13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월북 미군인 찰스 젠킨스의 증언에 의해 태국에도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나서 2005년 ARNKA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평소부터 납치 문제를 비롯한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태국에 있다보니 직접적인 활동을 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2005년 태국인 납치 피해자인 아노차의 존재가 처음 밝혀졌는데 내가 사는 첸마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의 집은 우리 집에서 차로 4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그러나 태국에서는 납치 문제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지원을 하고 싶어서 단체를 만들게 됐다.”

그는 “단체를 처음 만들 때부터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이 깊은 태국 사회에 올바른 문제 인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에비하라 대표가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 올림픽 개최 한 해 전에 벌어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고등학생이었지만 북한이 저지른 행위에 많이 분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태국 국민들이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심각성을 느껴 이번 회의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태국에는 납치 피해자가 존재한다. 또한 2006년에는 900명 이상의 탈북자가 태국 당국에 구속되는 등 북한인권상황에 깊은 관계가 있는 나라이다. 경제적으로도 북한과의 대외무역에서 3위에 이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태국은 북한에 영향력이 강한 나라가 되고 있다.”

에비하라 대표는 “그러나 북한의 인권상황 실태는 태국 내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납치’나 ‘탈북자’ 문제는 개별의 특수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가 무엇 때문에 발생하게 됐나?’, ‘북한이라고 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라는 사회인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남한과 북한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고.

그는 “태국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북한의 인권침해 피해자(납치 피해ㆍ탈북자)의 구원과 문제 개선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泰 납치 피해자 존재…北인권에 대한 관심 높이겠다”

에비하라 씨는 지난해부터 1년여에 걸쳐 이번 회의를 준비해왔다.

“이번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먼저 태국의 인권문제 전문가들에게 제의했고, 한국과 일본의 탈북자 지원 NGO나 납치자 관련 NGO, 납치 피해자 가족회의 지원도 받았다”면서 “지난해부터 국제회의를 위한 실행위원회를 통해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태국 정부 관계자·인권 NGO·학생 등 120명 정도가 회의 참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북한인권정보센터 김상헌 이사장과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참석하고, 일본에서는 납치피해자 가족들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에 대해 증언한다.

이번 회의에는 태국인 납치자 아노차 판초이의 존재 사실을 처음 증언한 월북 미군 찰스 젠킨스(現 일본거주)씨도 참석한다.

“새로운 증언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납치 피해자에 대한 증언을 태국 사람들에게 직접 생생히 이야기함으로써 태국인들의 인식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대회는 17~18일 양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리지만, 19~21일까지는 행사 참가자들과 함께 중국 내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돌아보는 현지 탐방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태국은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들리는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국경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이 조사를 받는 경찰서와 출입국 사무실을 방문해서 최근 국경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국경 도시의 관리와도 면담을 갖고 정부의 입장이나 탈북자 정책에 대해 들을 것이다.” 

에비하라 씨는 마지막으로 한국 데일리NK 독자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적 문제이다. 태국에서의 활동에 한국인들이 지원을 보낸다면 함께 힘을 모아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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