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침묵했던 정봉주 전 의원, 北 사촌형과 상봉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북한인권단체들로부터 ‘북한인권 적대 후보’로 선정된 바 있는 정봉주(49) 전 민주당 의원도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북한에 떨어져 지낸 사촌형인 정봉학(79) 씨와 만났다.

정 전 의원은 의원시절이었던 2005년 통일연대 등 6개 단체가 주최한 미국의 북한인권법 토론회에서 “중국정부에 ‘기획탈북’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 조사작업을 제안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그는 “탈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탈북’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중국 정부는 탈북자 발생이 보수원리주의 단체들이 계획한 ‘기획탈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기획탈북’ 문제로 접근한다면 우리의 제안을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 일부의 정치, 종교세력이 이해관계에서 모의한 ‘기획탈북’은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그는 “미국의 북한인권법 악용을 막아내려면 정부는 ‘인권’ 문제가 평화협력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적극 알리고 시민단체는 정치적 악용을 폭로하고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북한인권운동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의원시절 북한인권운동과 미국 네오콘의 대북정책을 신랄히 비판해 왔던 그가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볼 때 향후 그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정 전 의원은 2차 상봉 첫 날 단체상봉을 통해 사촌 형과 만남을 가진 후 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단절돼서 북에 있는 사촌형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번에 만나게 돼서 너무 반가웠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간 경색 국면이 해소되고 화해 분위기로 전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625 전쟁 이후에 태어난 정 전 의원은 북에 있는 사촌형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핏줄은 속일 수 없었는지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고 불과 10분여 만에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정 전 의원은 “봉학 형님이 집안의 장손이라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3년 전 현직 의원일 때 사실 북에서 한번 상봉 요청이 왔었는데 당시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주변의 만류도 있어 만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의 아버지(정장덕, 91년 작고)와 봉학 씨의 아버지인 장순 씨(30여년 전 작고) 등 3형제는 1950년 당시 경기도 화성에서 한 집에 살았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아버지가 경찰관, 작은아버지는 면서기 등 지역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터라, 전쟁이 나자마자 북한군의 색출을 염려한 할머니는 장손인 봉학 씨에게 미숫가루를 쥐어주고 숨어 지내라고 집을 떠나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가족들은 봉학 형님을 남쪽에서 다시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봉학 씨는 이날 상봉에서 군에서 받은 훈장 11개와 아들 3명의 대학 졸업장을 꺼내 자랑했고, 정 전 의원은 “사촌형의 막내 아들이 1960년 생으로 저와 동갑”이라며 생면부지의 조카에 대한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지금 한 해에도 수천 명의 이산가족들이 돌아가시고 계시다”면서 “남은 이산가족들 가운데 최대한 많은 분들이 상봉을 하실 수 있도록 관계 당국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 정책연구기관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상임부원장 직을 맡아 당원 교육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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