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좌파진영 ‘뜨거운 감자’ 부상

▲ 美 북한인권법 반대하는 친북단체 집회

북한인권문제가 좌파 단체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일 제60차 유엔총회에서 유럽연합의 주도로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결의안’이 제출되고, 오는 12월 서울에서 대규모 북한인권국제대회가 개최되는 등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높아진 데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진(변호사.34) 민노당 법제실장은 5일 인터넷 매체 매일노동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북측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에 대해 충분히 토의가 필요하다”며 “통일의 대상으로 북측을 이해하는 것과 북측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는 분명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노당 서울 강북지역위원회 박용진(34) 위원장도 3일 같은 매체를 통해 “진보정당 안에 불가침 성역이란 존재해선 안 된다”며 “모든 것이 비판의 대상이어야 하고 검토와 혁신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 간부 “北 불가침성역 아니다”

박 위원장은 “당 강령 정신에 위배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언에 대해서조차 한마디 문제제기를 못하는 정당을 지지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피랍어부들의 송환문제, 탈북자 인권문제, 노동 3권과 민주주의 문제 등 북한체제에 대한 당 의견을 공식화,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고 당원에게 호소했다.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하고서는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좌파 정당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들의 자성의 목소리는 북한인권문제가 좌우, 보혁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보편적 관심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UN인권위에서 3년 연속 채택된 대북인권결의안이나 지난해 미국에서 제정된 북한인권법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를 통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북한인권개선촉구의 열기는 사회 전역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 하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무조건 덮어두거나 옹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불리하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

北인권 외면, ‘진보’ 이름 아깝다

오는 21일부터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와 평화운동을 지향하는 <평화네트워크>가 4차에 걸쳐 공동으로 개최하는 ‘새롭게 보는 북한인권’이란 강좌도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좌파진영 나름의 논리를 모색하고자 만든 자리로 보인다.

<평화네트워크>는 지난 3월 북한인권 관련 세미나를 개최,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요구는 인권을 거론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거나 “북한인권 상황과 관련한 보고들의 신빙성과 균형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좌파 진영 내부에서 나오는 자성과 반성의 목소리는 북한정권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정하자는 것이지, 현 상황을 빠져나갈 반대 논리를 만들자는 무책임한 태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일연대>를 비롯한 친북좌파단체들은 UN차원의 인권결의안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고, 12월 서울-북한인권대회에도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양심적 인권운동가들을 상대로 한국의 친북단체가 맞서는 촌극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고, 서울에서 대규모 북한인권국제대회가 개최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좌파 진영 내부에서도 북한 인권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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