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일본의 책무…北주민 정보활동 도와야”






▲ 도이 가나에 HRW 일본사무소장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인권 NGO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1978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세계 90여개 국가의 인권신장을 위해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4월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일본 도쿄(東京)에 사무소를 열었다. 일본사무소 개설을 이끈 것은 30대의 인권운동가 도이 가나에(土井香苗·36)씨였다.


HRW 일본사무소장을 맡고 있는 도이 씨는 도쿄대 재학 시절인 21살에 일본에서 최연소로 사법 시험에 합격했다. 2005년에는 뉴욕에서 미국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성공된 미래가 보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인권 문제를 위해 일해보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HRW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HRW는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고 일본 내에서 북한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지난 1일 도쿄(東京) 지요다구(千代田區)  메이지(明治) 대학에 위치한 HRW 도쿄 사무소에서 도이 씨를 만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일본에서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등 법조계에서도 촉망받는 인재였다. NGO인 HRW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원래 변호사로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일본 내 인권 문제 뿐 아니라 중국이나 에디오피아, 아프가니스탄의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싶었고, 국제적인 인권 문제에까지 관심이 미쳤다. 2005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기회가 닿아 2006년에 HRW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 다음해에는 일본에 귀국해서 HRW의 주재원을 하면서 사무소 개설 준비를 시작했고, 마침내 2009년에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도쿄에 사무소를 열 수 있었다.


-일본에서 인권운동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인권 문제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관련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에서 큰 관심이 없는 이슈 중 하나이다. 인권 문제는 이데올로기와 연관된 것이 아니고 인권이라는 그 자체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일본 정부나 국회의원, 언론 등에서 인권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일본 내에도 인권 운동과 관련해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북한의 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일본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비록 일본에 돌아오는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 국가에서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는 한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특히 북한에는 아직도 일본 출신의 귀국자나 일본인 부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바로 일본 국익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동포나 그것에 준하는 위치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돌려야 한다. 일본에 있어 북한 문제는 단순히 인류애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다.


북한은 안보적 관점에서도 큰 위협이 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무자비한 인권침해 위에 사회가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결국 인권문제를 무시하고서는 일본과 북한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본 사회를 지키기 위한 국익과 안보라는 두가지 관점 이외에도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HRW는 지난 1월 연례인권보고서를 발간하고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 화폐개혁의 실패로 북한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화폐개혁 이후 식량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접근이 보다 어려워졌다. 집안에 보관한 예금이 휴짓조각이 된 것은 물론이고 원래대로라면 내려가야 할 물가가 폭등하는 등 일반 서민들의 생활에 큰 타격을 줬다. 식량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인권침해 사례라 할 수 있다.


화폐개혁은 북한 당국이 실시한 정책으로, 잘못된 정책의 결과로 주민들이 제대로 식량을 구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북한은 특히 주민들의 식량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전형적인 나라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모든 나라가 동일한 모니터링을 전제로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북한은 감시가 다소 소홀한 원조국에게 기대게 될 것이다.


–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북한은 예전에는 강력한 정보 쇄국이었지만 지금은 휴대폰 등을 통해서 예전과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정보 접근력이 높아졌다. 그와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의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앞으로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영어 표현 중에 ‘체인지 컴스 프롬 위든(change comes from within)’이라는 말이 있다. 변화는 내부로부터 일어난다는 뜻이다. 우리들, 즉 외부의 역할은 내부의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보를 전하고 싶다’고 원하는 내부의 사람과 외부의 NGO, 저널리스트가 손을 잡고 (북한 내부의) 정보를 외부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은 가장 중요한 지원 활동이 될 것이다. 그들과 같이 ‘이름도 없는 사람’의 배후에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변화를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국제사회는 그들의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위한 생각이 담긴 그 배턴(Baton)을 국제사회가 전해받아 이어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