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문화의 날개 달고 시민들 만난다

1999년 한기홍, 조혁, 김영환 등 386 주사파 핵심 운동권들이 처음 ‘북한 민주화’ 구호를 들고 나왔을 때 국내에서는 생경한 반응 일색이었다. 북한의 실정이 어떤지, 우리가 나서야 할 일인지, 그러다 전쟁나는 것 아닌지라는 의문이 쏟아졌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후 지금 북한 인권은 세계적인 인권 아젠다로 성장했다. 유엔, EU는 해마다 대북인권결의안을 채택해 북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국내에서 통영의 딸을 구하는 운동에 앞장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태도만 봐도 격세지감 그 자체다. 북한 인권참상 증거를 대라던 좌파세력들도 종북과 비종북으로 갈라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 인권운동은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정치인이나 인권운동가들이 고군분투하던 전장에서 국민과 호흡하는 운동으로 뿌리내려야 한다. 여기에는 문화의 날개가 필요하다. 문화는 딱딱하고 어려운 정치 화두를 공감과 이해의 마당으로 끌어내 기쁨과 환희,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실어 국민들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힘이 있다.


최근 북한민주화네트워크(북한넷)가 인사동에서 개최하는 통영의 딸 구출과 북한인권 특별 사진전시회에는 아침, 저녁을 가리지 않고 관객들이 발 디딜 곳 없이 찾아들고 있다. 관객 상당수가 청소년, 대학생, 외국인들이라고 한다. 따로 큐레이터를 두지 않아도 전시회장을 찾은 노세대들이 젊은 세대와 북한 현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북한인권운동가 하태경 씨는 서울대에서 레이싱모델 출신 김나나 씨와 인권콘서트를 개최했다. 안철수 씨 등이 청춘 콘서트를 개최해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데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대학생들에게 북한 인권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의미가 적지 않다.


북한넷은 사진전에 이어 내달 10일부터 이틀간 북한인권국제영화제를 개최한다. 영화 조직위에는 한국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던 이장호 감독과 북한에 납치됐다 탈출한 원로 배우 최은희 씨가 참여해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최대 히트작인 최종병기 활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도 이름을 올렸다. 영화 겨울나비의 주인공 박소연 씨가 홍보대사를 맡았다. 이번 영화제에는 조직위가 제작비를 지원한 영화와 다큐멘터리도 상영된다.


북한넷은 영화제 개최 취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친근한 매체인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영상물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인권 관련 영상제작을 지원해 문화 예술계가 북한 인권 개선활동에 동참하도록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화행사는 국민들이 북 인권문제를 피부적으로 느끼고 호흡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정부와 인권단체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 북한인권영화제가 향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권영화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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