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무관심 강조위해 외국인 눈으로 바라 봐”

오똑한 코와 푸른 눈을 가진 한 외국인의 손에 ‘북한주민의 고통에 관심을, 탈북동포에게 관심과 도움을…’이라고 적힌 팻말이 들려있다. 그는 어눌한 말투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외친다. 하지만 사람들은 발걸음을 옮기며 빠르게 지나쳐간다.


북한인권을 다룬 기존의 영화들은 주로 탈북자·북한주민·북한인권운동가들의 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출품작인 ‘따뜻한 이웃’은 북한인권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시각을 담아 내 이목을 끌고 있다.








▲’따뜻한 이웃’ 스틸컷


특히 영화는 머나먼 타지에서 온 벽안(碧眼)의 외국인들이 벌이는 북한인권운동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영화 속 외국인들은 북한인권을 정치와 분리해 인류애적인 문제로 받아들인다.


이들은 한국사회가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북한인권 운동에 대해)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차가운 시선을 받을 때도 있지만 ‘이런 활동을 (한국 사람 대신)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한국인들을 만날 때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또한 영화에는 6·25전쟁 시기 청년기를 보낸 노년층도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북한인권사진전이나 전시회를 가장 심각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마주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들었다. 전쟁을 직접 겪은 그들에게 있어 북한은 인생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외에도 북한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의 모습도 함께 비춘다.


‘따뜻한 이웃’을 제작한 조연수 감독은 지난 7일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서 외국인들의 북한인권운동을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상대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북한인권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그는 “한국사회에서도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외국인들이 좀 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인권 문제는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고민하고 한국사회에서 더욱 더 공론화되어야 할 문제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사회에서 북한인권 행사에 주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노인들이라는 점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분들은 행사를 항상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셨다. 아마 청년기에 6·25 전쟁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따뜻한 이웃’의 조연수 감독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봉섭 기자


이어 “이 분들의 진지한 표정 하나, 하나 때문에 이 영화의 애잔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표정을 촬영할 때 그 분들의 마음이 와 닿는 것 같았다”고 촬영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청계광장에서 동시에 열린 ‘북한인권사진전’과 ‘시민과 함께하는 반값등록금 연고전’을 영화에서 비중 있게 다룬 이유에 대해 “양쪽 모두 필요한 것들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사실 충돌 가능성은 없었지만 경찰이 양쪽을 분리시켰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이념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 장면은 한국 사회의 이념성을 잘 대변한 장면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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