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대학생국제회의 ‘소리없는 충돌’

북한인권 대학생국제회의가 10일 오후 서울 성신여대 운정관에서 열렸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서총련) 소속 대학생 15명 정도가 학교 정문에서 국제회의 반대를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했을 뿐이다.

이들은 ’북한인권 국제대회 반대’, ’국제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권을 구실로 삼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대학생 국제회의 참가자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한 대학생의 순수한 열정’을 강조하려 하는 것과 달리 인권대회에 미국의 정치적 의도가 들어 있다는 관점이다.

서총련 소속의 한 학생은 “대회를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권대회는 미국의 (북한을 보는) 시각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한반도 평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것이 진정한 인권을 이야기하는 자리인가. 미국이 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번 대회는 미국 행정부의 자금지원으로 이뤄지는 행사이며 남북 분열을 조장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시위는 정오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이뤄졌다.

시위 내내 대회 측 학생 몇몇은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김정일 정권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언뜻 같은 소속의 시위로 보였지만 이들의 주장은 ’물과 기름’처럼 전혀 딴판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대학생들의 시각도 천차만별이었다.

성신여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남윤애씨는 인권문제 제기가 결국에는 북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권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정치적인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과 유한나씨는 이에 대해 “미국이 인권개선을 주장하면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이 정말 북한을 돕는 일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대학생국제회의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명지전문대 등 행사장을 몇 번이나 변경하고 행사시간까지 바꾸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개최됐다.

그만큼 대학생들이 북한과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컸음을 보여줬다.

대회장 내부는 열악한 북한 인권상황을 부각시키고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 일색이었다.

미국의 한인 대학생이 중심이 된 ’LiNK’ 회원은 최근 중국에서 찍은 탈북자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과거 한국을 움직이는 데 학생들의 역할이 컸지만 요즘은 잠들어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에서 온 학생은 “북한인권 문제에 한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고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기독연대(CSW) 관계자는 한국과 유럽이 북한 인권에 대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또 숙명여대 성하윤씨는 “북한 인권의 문제는 전세계 양심의 문제”라며 “대학생들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는 국제회의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전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회의와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호소와 성토로만 이뤄져 진지한 토론이 아쉬웠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북한과 인권,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견이 크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