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개선위해 ‘시장화 촉진’ 방안 개발해야”

“생명권, 식량권, 자유권, 참정권, 행복추구권 등의 인권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지만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의식이 없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의식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한 탈북자의 답변이다.


북한 주민들은 각종 구금시설과 일상생활에서 가해지는 간부들의 폭력, 폭언은 응당히 감수해야 하고, 국가의 식량 배급도 김정은 일가의 배려로 여겨 왔다. 오히려 국가의 배려에 보답하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십여 년 전부터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활동 등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지만, 정작 인권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이 인권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나 연구도 거의 없는 상태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연세대학교 대학원 통일학협동과정 사회심리학)./목용재 기자

이와 관련, 최근 북한 주민들의 인권 인식과 형성에 대한 논문이 발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식량난 이후 북한 주민들은 시장 활동과 외부 문물 접촉을 통해 인권의식을 점차 체득해 나가고 있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은 ‘1990년대 식량난 이후 북한주민의 생애경험이 인권의식 형성에 미치는 영향 연구-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라는 제하의 연세대학교 박사 논문에서 “외부정보 접촉 경험과 시장 활동 등에 대한 단속처벌 경험이 인권 인지적 태도에 가장 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경제권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김 총장은 지적했다. 정치범수용소와 각종 구금시설에서 겪는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저항할 의지를 갖지 못하지만 시장 통제 등 경제권에 대한 제재 조치가 내려지면 북한 주민들은 ‘부당하다’고 느끼고 이에 대해 반발할 의지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22일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구금시설에서 겪는 인권 침해는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반발 의지는 보이지 않는 경향이 컸다”면서 “구금시설의 특성상 ‘반발’이라는 행동으로 옮길 시에 바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당국의 경제권 침해에 대해선 “경제권의 경우엔 생존과 관련돼 있고 정경유착의 경우도 많다”면서 “반발하다 적발돼 받는 처벌도 비교적 가볍고, 당국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민들은 경제적 권리를 적극 수호하려는 의식을 체득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이나 중국의 TV 방송이나 라디오·삐라·도서 등을 몰래 본 경험, DVD 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한 경험, 해외를 다녀온 이웃이나 방북한 외국인들을 많이 접촉할수록 인권에 대해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총장은 “외부의 정보를 많이 접하는 사람들일수록 ‘비교경험’을 갖는다”면서 “외부세계와 자신을 비교한다는 것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 총장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시장화 촉진 방안에 대한 외부 지원 프로그램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대북라디오 방송 등 양질의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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