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침해 책임 ‘독재자’로 규정, 김정은에 상당한 압박”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1년 동안 국내 탈북자 등을 통해 조사활동을 마치고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북한에서 최고 지도층의 정책과 결정에 따라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반(反)인도 범죄가 자행돼왔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정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나 유엔 임시 재판소를 만들어 회부하고 책임자에 대한 제재를 하라고 권고했다.


COI는 이날 오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마이클 커비 위원장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내용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400쪽 분량의 보고서는 서울, 도쿄, 런던, 미국 등지에서 80여 명의 탈북자와 가진 청문회 및 240여 회의 비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반인도 범죄의 사례로 ▲정치범수용소 및 일반수용소 수감자 ▲정치·종교·인종·성에 관한 차별 및 처형 ▲주민의 강제이주 및 인신 강제실종 ▲탈북자 및 기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가 이뤄졌다고 봤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북한에서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와 의사표현, 정보와 유대에 대한 자유가 완전히 부인되고 있다”며 “수령에 대한 절대복종과 다른 국가와 국민들에 대한 민족주주의적 증오심을 야기하기 위해 국가가 선전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범 수용소 폐쇄, 사법부 독립, 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 사형제 폐지, 반인도범죄 책임자 처벌, 북한 내 유엔인권고등판무관(OHCHR) 사무소 설치 수락 등을 북한에 촉구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책임 규명의 대상은 북한의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가 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커비 위원장은 김정은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 보고서에서 거론되는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질 사람 중에게는 당신(김정은)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는 ‘보호책임'(R2P: Responsibility to People)을 져야 한다면서 국제 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개입할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중국과 주변 국가에 대해서는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와 탈북자 보호, 인신매매 관련 피해자 보호, 북한 공작원에 의한 탈북자 납치 방지 조치 시행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COI 보고서에 대해 북한인권유린 실태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자료로, 현재 국제사회에서 이뤄질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강도 높은 조치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권침해의 책임을 북한 최고지도자로 처음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18일 데일리NK에 “열악한 북한인권 상황을 당장에 개선시킬 수 있다는 실효성 부분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유엔이라는 국제적 공식적인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북한인권에 국제적인 관심과 주목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을 북한최고지도자라면서 ICC(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은 열악한 인권 문제가 북한 독재자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현재의 독재자인 김정은에 대해 국제사회가 인권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북한 정권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COI는 지난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도 설치된 이후 1년간 북한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왔다. COI는 이번에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 다음 달 17일 유엔인권위 25차 정례회의에 정식 보고할 예정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