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레프코위츠 전 백악관 대북 특사는 23일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인권 문제를 북핵문제, 경제적 지원 등과 연계시켜 포괄적으로 다뤄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레프코위츠는 ‘북한인권에 정면으로 맞서라’는 기고문에서 “지난 5년 반 동안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핵 불능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북한은 이를 이용해 일련의 협정을 체결 또는 폐기하면서 최대한의 양보만 얻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미국이 협상의 초점을 지극히 협소하게 잡으면서 당근과 채찍 정책의 여지를 거의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런 와중에 북한은 최근 테러지원국인 시리아의 핵시설 건설을 도와주는 동시에 6자회담에서 지원을 받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1970년대 중반 미국과 구소련, 유럽 등 35개국이 헬싱키에서 체결한 상호주권존중, 전쟁방지, 인권보호를 위한 협약 이후 동구권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고, 급기야 개혁·개방으로 치닫게 됐다며 헬싱키 프로세스를 언급했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비록 과정이 느리긴 했지만, 구 소련 정권이 점차적으로 개방의 길로 나아가도록 했고, 자국내 반체제 운동을 활성화 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
그는 “당시 구소련도 이러한 연계 협상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자신들이 대화에서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이것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이라며 “북한도 이를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궁극적으로 이것만이 북한 주민을 포함한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은행의 대북 차관, 식량원조 같은 중대한 대북 지원은 북한의 정치범 석방과 수용소 폐쇄, 이주의 권리 인정 등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분명하고 가시적인 조치들에 대한 반대 급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북한인권과 경제적 지원 연계 조치는 점차 북·미 양국간 문화·교육의 교류와 궁극적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