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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5월은 곧 축제다. 요즘은 화려한 연예인들로 대학축제가 꾸며지고 있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됐지만 대학 축제는 ‘대동제(大同際)’라 해서 ‘크게 하나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국의 대학들이 축제가 한창이 요즘, 몇몇 대학에서는 각 동아리들의 공연과 전시, 주점들이 캠퍼스를 가득 메운 가운데 북한 동포들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자고 외치고 있는 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중에서도 20일부터 23일까지 축제가 진행 중인 원광대가 주목된다. 북한인권 동아리 ‘인권의 빛’과 공대 소속 ‘햇살휘몰이’, ‘한국대학생정치경제연구회’는 지난주부터 2주간 ‘예스 실천단’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인권의 빛’ 회원인 김솔 씨는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사진탑을 만들어 세우고, 검은 색지로 사람 시체 모양을 만들어 길바닥에 붙여, 인권 유린으로 죽은 북한주민을 묘사했다”며 “이 사진들을 천천히 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유행했던 ‘프리 허그(Free-Hug)’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큰 하트 모양의 종이 위해 팔을 벌리고 있는 북한 아이 사진을 넣어 ‘북한인민을 위해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북한인권 운동을 하면서 “예전보다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이 많아 졌고 때로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사진을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북한인권의 실태에 더욱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다짐했다.
숙명여대 북한인권 동아리 H.A.N.A 회장인 유지숙 씨는 “축제기간에 탈북자를 초청해서 탈북과정, 북한에서의 삶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신입생이 9명이 있는데 책을 통한 정보보다 실제로 만나보니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해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말했다.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 전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곳은 바로 전북대다. 전북대는 각 단과대 별로 북한인권 동아리가 있을 정도로 북한인권운동에 관심이 많다. 이들 동아리들은 ‘NK Shouting’이라는 북한인권실천단을 만들어 축제기간에 활동했다.
실천단장을 맡았던 최지훈 씨는 2주전 전북대 축제 기간 동안에 주점을 열어 손님들에게 북한관련 퀴즈를 진행하기도 하고, ‘18대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서명’ 운동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북한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의미에서 서명 활동을 했는데, 현재 1500명 정도의 서명을 받았다”며 “이 숫자는 단지 ‘서명한 사람’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인권을 알린 사람’”이라며 의미부여를 했다.
또한 그는 “노란 개나리 꽃 모양의 종이에 북한주민에게 한마디씩 적는 행사도 진행했는데, 개나리 꽃말이 희망인 것처럼 우리의 소중한 희망이 북한에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인권 전문가들을 초청해 경희대, 국민대, 고려대, 명지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에서 ‘2008 북한인권릴레이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는 정치범수용소 경비대 출신 안명철 씨, 데일리엔케이 손광주 편집국장,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 등이 강사로 나서, 대학생들에게 탈북자 실태와 해결방안, 북한인권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