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운동 1세대’ 최홍재(44) 새누리당 후보가 ‘반(反)북한인권법 1세대’ 이미경(62) 민주통합당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누리당이 지난 5일 최 후보를 은평갑에 공천하면서 4선의 이 의원과 맞대결이 성사됐다.
최 후보는 한국의 선진화와 북한인권 개선 운동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486활동가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 북한인권, 탈북자 문제 등 사회 현안을 두고 이 의원과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최 후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전국대학대표자협의회)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낼 만큼 골수 운동권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300만 명이 굶어죽는 대참사가 일어난 사실을 접하고 그동안의 모든 친북활동을 맹성(猛省)하면서, 북한인권 운동을 해왔다.
그는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대장정단 단장으로 경남 통영에서 출발해 파주 임진각까지 23일간 1700리(670km)를 걸었다. 대장정단이 지나는 도시마다 신숙자 모녀 송환을 염원하는 노란손수건이 걸렸고,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 후보가 출마의 변을 통해 “저에게 북한 동포들의 인권실현은 벗을 수 없는 십자가”라고 밝힌 이유다. 때문에 최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경우 6년째 잠들어 있는 북한인권법 등 북한관련 정책 입법 활동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최근 국내·외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 등의 국회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의원은 북한인권법이 체제위협을 의식한 북한정권이 북한주민들에 대한 통제 강화 등을 초래해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을 억압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03년 ‘북한인권 개선 촉구 결의안’ 채택에 반대해 북한인권 단체들로부터 항의서한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10년 2월11일 당시 민주당이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에 기여하기는커녕 오히려 ‘반(反)북한주민법’이라고 발표한 ‘북한인권법 외통위 전체회의 날치기 처리 규탄’ 성명서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한미FTA에 대해서도 폐기를 주장해 왔다. 그러다 최근 국민 여론을 의식해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하며 ‘톤다운’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이 의원이 ‘말 바꾸기’를 하는 전형적인 구태정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집권당일 때는 한미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야당인 지금에 와서는 한미FTA 재재협상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며 “은평갑을 이런 의원에 맡길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은평갑을 열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4선 중진인 이 의원에 맞서는 최 후보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최 후보는 “지역 여론은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의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15개 공약 중 3개만 이행한 거짓말, 국민은 외면한 채 싸움만 한 것, 서민들은 힘든데 의원 연금을 올리며 제 잇속만 챙겼기 때문”이라며 “또한 지난 8년 동안 지역의 거의 모든 주민 편의시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해, 오히려 지역이 후퇴했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과 중심에 이 의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