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법 ‘비참한 운명’ 동조한 국회의원 기억하자

북한인권법이 역시 이번에도 통과되지 못했다. 누군가에게는 기가 막힌 현실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답답한 노릇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회심의 미소 지을 일일 것이다.


어떤 법안이나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마련이고, 또 법안의 통과, 저지를 놓고 적극적으로 이익이 충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법안의 경우, 과연 이해관계의 당사자는 누구일까?


필자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이 법안의 통과로 가장 거북해 할 당사자는 북한 권력층, 그것도 김정일, 김정은을 둘러싼 바로 핵심 권력일거라고 본다. 야당 원내대표란 사람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북한을 쓸데없이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여기서 북한이란 북한의 최고위 권력을 의미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그렇다면 누가 이 법안을 환영하고 찬성하는가? 김정일 권력을 부당한 권력으로, 사악한 권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일게다. 역사상 있어서는 안 될, 태어나서는 안 될 권력이라고 북한의 권력을 증오해 마지 않는 사람들일게다.


우리 국민들에게 물어 보면 어떨까? 김정일 권력을 의로운 권력, 인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권력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은 김정일 권력을 김정일 개인과 그의 가족, 그리고 주변의 친위 세력들만의 권력, 그것도 헐벗고 굶주린 인민들을 아랑곳 않고 자기들만의 영달을 꾀하는 비겁한 권력, 사악한 권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여론 조사 질문 항목을 분명히 해보았으면 한다. 김정일 정권에 대한 국민의 가치 판단에 대해서. 북한인권법은 이미 미국에서 일본에서 통과된 바 있다. 유엔에서의 결의도 있었다. 프리덤 하우스를 비롯한 유수의 권위 있는 인권 관련 국제기구들은 수시로 북한의 인권 상황의 처참함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누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의 상황은 그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는 점은 누구에게나 확연하다.


누가 이런 북한의 인권 현실을 애써 부인하는가. 무엇이 불편하여 이를 외면하려 하는가. 우리는 역사에 오늘을 분명히 기록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그간의 사정으로 헤아려 보자. 작년 2월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전원 퇴장한 가운데 통과되었단다. 퇴장한 의원들과 남아서 기표에 참여한 의원들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만이다. 14개월을 잠자고 있던 이 법은 결국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정조차 못되었다. 국회 법사위원들 전원과 이번 회기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해 두기 바란다.


민생고와는 먼 이슈니까? 경제문제가 시급한데? 민생고와 경제 문제로 시달리는 국민, 유권자들의 진짜 관심사, 속마음을 그렇게도 자상하게 살펴주고 보듬어주는 정치인들인지 한 번 두고 보자.


북한은 역사상 그 예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인민 잔혹사로 일관 하고 있는 유례없는 체제이다. 이 유례없는 체제가 최소한 질서 있게 변화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도대체가 유례없는 체제가 질서 있게 변할 거라고 믿는가 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우리의 기대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을 것이다. 상황의 전개는. 그러나 그래도 최소한 그 때까지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게 무언가? 우리가 관련 무엇을 도울 수 있는가 말이다. 사악한 정권을 도와주는 것 외에 어떤 방법이 있는가 묻고 싶다.


결국, 북한인권법 말고는 현재로선 명확한 답이 없다. 그러는 한편으론 대한민국을 더욱 더 강한, 더욱 더 풍요한 나라로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사적인 의무다.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면서 밖으로는 북한인권법으로 그 날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는데 말이다. 우리 모두 기억해 두자. 북한인권법의 비참한 운명에 동조한 국회의원들 하나 하나를…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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