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법 반대하면 ‘일자리’ 잃고 패가망신한다

올해가 2010년이니까,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2030년이 된다.


만약 우리가 2030년의 시점에서 오늘을 되돌아보며 지금 이 시기를 관찰할 수 있다면, ‘2010년 한국의 상황’이 우리 눈에 어떻게 보일까?  아마 훨씬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2월 현재 국회 외통위 상임위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안’을, 민주당이 법사위가 열리면 결사적으로 한번 저지해보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참, 가관이다.


만약 20년 뒤 2030년 2월 시점에서, ‘2010년 남북관계 및 대한민국 국회’를 공부하는 평양대학교 대학원 과정의 젊은 역사학도가 이 대목을 보게되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아마도 십중팔구는 “어째서 불과 20년 전인데, 이 시절에 대한민국 국회에 이런 무지랭이들도 다 국회의원이랍시고 한자리 하고 있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틀림없을 것이다. 그래서 역사란 참으로 냉엄한 것이다. 


2030년 무렵에는 지금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어린 손녀손자들도 다 성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 손자손녀들도 “우리 할아버지가 어째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그런 무식한 짓을 했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역시 틀림없을 것이다. 왜?


2030년에 가면 현재의 김일성-김정일-3대 세습왕조가 존재할 리 없고, 또 이 시기에 가면 ‘북한인권’이라는 단어에는 ‘현재성’보다 이미 ‘역사성’의 무게가 더 실려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어째서 이런 청맹과니들이 다 국회의원이라고 하고 있을까?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반대 이유’를 말하고 있기는 하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토론 중에 박진 위원장이 수정안을 의결한 점, 민주당 의원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표결이 이뤄졌다는 점, 소위 뉴라이트 지원법, 극우성향 단체를 지원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야말로 이념적인 법에 불과하다”며 “법사위원회에서는 북한인권법이 절차와 내용에 큰 하자가 있기 때문에 이 법을 통과시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신낙균 의원도 “북한 인권법은 실효성이 없고 오히려 남북 관계를 저해할 요인이 있고 인도적 지원도 어렵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무르익는 시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북한인권을 요구하는 단체는 극우”라는 우 의원의 ‘절대(絶對) 무식성’에 대해서는 논평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다면 백보를 양보해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끼리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해 진지하게 의논한 적이라도 있었던가?  


지난 10여 년 동안 허구헌날 북한인권에 반대나 하고 뒷다리나 걸지 않았던가? 북한인권법에 문제가 있으면 민주당도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서 서로 토론하면 된다. 법안을 만들지도 않고 맨날 반대나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들 뒤통수나 때리고 있으면, 그들이 뒷골목 시정잡배들이지 어째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2030년에 가면 “2010년 북한인권법에 찬성한 의원이냐, 반대한 의원이냐”는 문제만 부각되지, 나머지 시기의 문제 등등 소소한 것은 판단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는 인터넷 검색기능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반대한 의원들은 역사에 계속 기록된다.


어쩌면 반대한 국회의원들의 자손만대까지도 그 기록이 남게 될지 모른다. 북한인권법에 반대한 국회의원의 지손들이 시쳇말로 그 ‘쪽팔리는 조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난 18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에는 뚜렷한 특징이 하나 있었다.


북한인권에 찬성한 후보들은 당선의 영예를 얻었지만 끝까지 반대한 후보들은 거의 낙선했다. 당시 북한인권문제에 적극적이었던 후보 15명 중 무려 12명이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나경원 황진하 황우여 박진 신지호 조전혁 심재철 전여옥 송영선 의원 등이 모두 당선되었다


반면 김원웅 임종석 최재천 임종인 등 그전부터 북한인권 문제에 무식한 소리만 골라서 해온 이른바 ‘북한인권 5적(敵)’들은 모두 나가 떨어졌다.


북한인권에 적대적이었던 후보로 지목되었던 후보 20명 중 당선된 사람은 불과 4명 뿐이다. 당시 생존자 4명도 김효석 의원을 제외하면 대개 이름 없는 ‘탄돌이’들이었다. 국회의원도 엄연히 ‘직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같은 결과를 단순히 한번 지나가는 선거 바람이려니 생각하기는 어렵다. 인권문제는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기초적인 공동체의 토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나의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권문제는 ‘대의명분의 문제’다. 따라서 정치적 흥정이나 타협이 가능하지 않는 비타협적 속성을 갖게 되며, 특히 정치인이라면 어떤 경우든 대의명분은 반드시 붙들고 있어야 생존이 가능해진다. 정치에서 대의명분을 놓치면 모든 것을 놓치는 것이다.  


그래서 농담을 섞어 말한다면, 이번 북한인권법안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은 19대 총선에서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고, 또 2030년 쯤에 가면 자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패가망신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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