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대학생국제회의’ 이모저모

▲ 서총련 학생들이 반대 피켓을 들고 행사를 방해하자 北인권상황을 홍보하며 맞불을 켰다.

‘북한인권 대학생국제회의’가 열리는 성신여대 정문 입구에는 12시부터 한총련 산하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의장 김노진) 소속 대학생 10여명이 나와 회의 중단을 요구하며 방해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반도 전쟁책동 북한인권대회 중단하라’ ‘전쟁책동, 대북모략 북한인권 운운하는 미국을 반대한다’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미제를 쓸어버리자’는 노래를 부르는 등 이번 국제회의에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성신여대 정문에 도착한 재미(在美) 북한인권 대학생모임 LINK(Liberty in North Korea) 홍으뜸 대표가 이들에게 접근, “북한에 있는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느냐”고 묻자 시위하던 한 대학생이 “미국에 있는 사람은 미국 일이나 신경쓰라”고 대답했다.

홍 대표가 다시 “북한에 인권 문제가 없느냐”고 묻자 이들은 “북한에도 인권문제가 당연히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인권문제가 있다. 왜 북한만 문제삼냐”고 대답했다.

이후 홍 대표는 20여분간 이들 대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당신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며 토론을 거부했다. 시위 책임자로 보이는 한 대학생은 참가자들에게 일체의 발언을 하지 말도록 주의를 주기도 했다.

현장에 도착한 북한인권대회 김윤태 사무국장이 이들에게 “왜 행사를 방해하느냐”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탈북자 출신으로 고려대에 재학중인 서영석(28)씨는 이들에게 “추운데 고생하고 있다. 그런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노력하면 북한은 굉장히 빨리 민주화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 대학생 국제회의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한총련 소속 학생들


▲ 한총련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LiNK 홍으뜸 대표

◆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행사를 시작하기 전 “북한에 햇볕을”(Sunshine to the North)이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플래카드에 종이학을 접어 붙이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관계자는 “이 종이학에는 북한동포와 김정일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북으로 날려보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행사를 마치고 오후 4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북한인권 콘서트에 플래카드를 들고 나가 전시할 예정이다.

◆ LINK 홍으뜸 대표는 5일 전 중국에서 촬영한 탈북자 관련 동영상을 5분간 상영했다. 영상에는 LINK 일행과 만난 한 여성 탈북자가 “나는 이번에 잡혀가면 죽는다. 교회에 나가고, 한국에 가는 것 모두가 걸려있다”고 도움을 호소하는 장면들이 담겨있다.

동영상에는 탈북 여성의 자식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등장한다. 아버지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동영상을 지켜본 초등학생 김이슬(12)양은 “애들이 새까맣고 불쌍하다”면서 “다같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재중 탈북자들의 삶을 촬영한 영상을 보고있는 대학생 참석자들

◆ 이번 대학생 국제회의에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한나라당 김문수 국회의원이 참여했다. 김 의원은 이번 대회가 처음 예고됐던 이화여대를 찾아 갔다고 한다.

뒤늦게 장소가 옮겨진 것을 알고 행사가 열리는 성신여대를 찾은 김 의원은 “대학에서 행사 관련 압박을 받아 행사장을 옮기는 일이 벌어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그만큼 대학가가 안 좋은 물이 들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정문에서 행사 개최를 반대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따끔하게 충고했다. 그는 “북한에 가보지도 않고, 감상적으로만 북한을 이해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 회의에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박보람 양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박양은 올해 여름 프리덤하우스에서 인턴십을 한 것이 인연이 돼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박양은 인턴을 마치고 고교에 북한인권 동아리를 만들어 북한의 인권 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박양은 “미국 고등학생들에게 북한인권 문제는 핵 문제 다음으로 그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북한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은 “북한인권 문제는 인생의 방향이 없는 나에게 안목을 넓혀주고, 다른 쪽으로 이끌어 주었다”고 말했다.

박보람양의 어머니는 “미국에서 행사할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목소리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야기 하는데, 한국의 상황은 너무나 다른 것 같다”며 “학교 입구에서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당할까 두렵다”며 데일리NK와의 인터뷰도 거절했다.

※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리는 8~10일 DailyNK는 인터넷을 통해 행사를 현장 중계합니다. 국제대회의 진행상황을 가장 빠르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 특별취재팀 dailynk@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