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국제대회 뭘 남겼나

북한인권국제대회가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인파가 참가한 ‘북한동포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를 끝으로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대회에 이은 2차 북한인권대회 성격으로 열 린 이번 대회는 세계 10개국 50여 개 단체 100여 명의 북한인권 전문가 등이 참가해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강구했다.

특히 남한 당국의 무관심 속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와 제이 레프코위츠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등 미국 정부 당국자와 네오콘들이 전면에 나서 북한 인권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에 북한은 “버시바우 대사를 추방하라”라고 반격하면서 대회 개최에 거세게 반발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가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관심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서도 북미 간 대립을 격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美당국자.네오콘 분위기 주도 = 이번 대회는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주최했지만 사실상 버시바우 대사를 비롯한 미국 당국자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프리덤하우스 등 네오콘 인사들에 의해 대회 분위기가 주도됐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인권국제대회장에서 북한을 범죄정권이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 “나는 할 말을 했다”며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행동할 시기가 왔다”고 주장했다.

제이 레프코위츠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자유란 평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 이라면서 “북한 인권개선 주장이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으며 충돌.대치상황을 불러오지 않는다”고 단언, 북인권에 대한 남한정부의 조심스런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와 함께 프리덤하우스의 토머스 밀리아 사무총장 대행과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네오콘 인사들은 대회기간에 북한 인권개선의 ‘전도사’역을 자임했다.

EU 주도로 발의된 대북 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채택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바사 변호사는 “유엔의 사법적인 절차를 통해 북한인권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등 국내 보수성향 인사들도 북한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北 “버시바우 대사 추방하라” = 북한은 인권대회 이튿날인 9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가 ‘범죄정권’ 발언을 재확인하자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대사란 자의 망발을 우리의 온 민족에 대한 일종의 도발 적인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그에 가차없는 반격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남조선의 각 당, 각파, 각계각층 인민들은 미국대사라는 자를 당장 추방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도 “미국의 반공화국 인권소동은 국제사회의 눈길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위기모면 술책의 한 고리”라면서 북한인권국제대회는 미국의 정치적 음모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보혁 입장 여전히 엇갈려 = 북한인권국제대회 기간에 국내 보수.진보성향 단체들은 여전히 엇갈린 입장을 드러냈다.

통일연대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어느 사회든 해당 사회의 국민이 사회체제를 결정하고 운영하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자결권을 위협하는 또 다른 인권침해”라면서 북한인권대회를 반대했다.

한총련 소속 학생들은 “6자회담 공동성명으로 평화에로 이행이 있어야 하는 시점에 미국이 대화 상대방을 붕괴하기 위해 국제대회를 마련했다”면서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최측을 포함한 보수 성향 단체들은 이번 대회가 북한인권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대회는 사실상 ‘북한인권 무풍지대’인 국내에서 북한 동포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제고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단체.개인간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부에 대해서도 태도 변화를 꾸준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이어 내년 3월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제3차 북한인권대회가 열린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