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결의 1년만에 `기권회귀’ 논란일듯

정부가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지난해 찬성표를 던진 지 1년만에 다시 `기권’으로 돌아섬에 따라 적지 않은 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정부는 2003∼2005년에 걸쳐 열린 제59∼61차 유엔 인권위원회와 2005년 유엔 총회에서 열린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한 차례(2003년 인권위) 불참하고 세차례 기권했었다.

정부는 그러나 지난 해 유엔 총회 차원의 대북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하며 입장을 바꿨다가 1년 만에 다시 기권으로 회귀한 것이다.

정부가 기권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2단계 북핵 불능화 조치가 진행 중인 6자회담의 순항 국면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남북관계의 진전 상황 등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었던 작년과 달리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가 선순환 국면에 들어선 만큼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판을 흔들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정부의 여러 고려 요소 중 최상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14~16일 남북총리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등 남북정상선언문에 담긴 남북 협력사업이 닻을 올리려는 상황인데다 핵폐기 단계 협상을 앞두고 남북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때라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종 입장을 정하기까지 정부 안에서도 심각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 정부 차원의 논의 과정에서 주무부서인 외교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외교정책의 일관성, 인권이 전 인류적 이슈라는 점 등을 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찬성을 해야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도 지난 1일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선되어야 하고 한국 정부는 작년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결의안에 찬성 투표를 했다”며 “이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가장 공식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피하는 것이 옳다는 청와대와 통일부 인사들의 목소리가 더 큰 세를 형성함에 따라 결국 기권으로 정부 입장이 정해졌다는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정부 당국자는 기권 배경에 대해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기권했다”고만 밝혔다.

정부의 이번 방침을 놓고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1년만에 바뀐데 대한 비판적 시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찬성 입장을 채택했을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 핵실험 등 주변 상황과 함께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으로서 유엔의 핵심이슈 중 하나인 인권문제에 대해 보다 분명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비중있게 고려했었다.

이번에 비록 북핵 프로세스와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북한 인권이 개선됐다는 징후가 별로 없는데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도 여전히 북에 의해 거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이다.

또 가치 판단 문제를 떠나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음을 지적하는 이들도 나올 전망이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대한 국제사회 전반의 이해가 있다고 치더라도 보편적인 이슈를 놓고 정부 정책이 불과 1년 사이에 왔다 갔다하는 것은 국격(國格)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권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인권 문제 자체 보다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을 하는 이도 있다.

고려대 김성한 교수는 “찬성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남북관계의 손실과 세계적 외교무대에서 우리가 소중히 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는 것 중 후자가 더 무겁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인권을 중시하는 유엔 외교현장에서 우리 외교관들이 소신발언을 할 수 있을 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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