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개선 국제사회 노력 필요”

수사ㆍ구금 단계서 고문…비판발언은 ‘말반동’으로 처벌

북한에서는 수사와 재판, 형 집행 등 사법시스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어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천기흥)는 2000년 이후 입국한 탈북자 100명(남성 36명ㆍ여성 64명)을 대상으로 올 5∼7월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와 북한인권소위원회가 지난해 3월부터 2년 간 수집한 각종 자료를 토대로 북한 인권실태를 분석한 ‘2006 북한인권백서’를 28일 발간했다.

대표적인 인권단체인 변협은 1989년 이후 매년 국내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냈지만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서가 밝힌 인권법률 적용실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수사기관이 불법체포를 서슴지 않고 있고 구금시설 수용 시에도 죄목과 혐의사실, 구금 이유 및 기간 고지 등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90%가 ‘수사기관이 체포할 때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고 소환 또는 체포 후 직ㆍ간접 경험한 ‘비정상적’ 수사행태로는 ‘잠을 재우지 않고 수사’(22%), ‘고문’(21.7%), ‘모욕적인 말ㆍ성적인 고통’(17.8%), ‘영장발부 없이 2개월 이상 수사’(17.5%) 등을 꼽았다.

일반범죄의 경우 대개 죄명을 알려주면서 체포하지만 체포영장이 제시되는 경우는 드물고 정치범죄의 경우 기습적으로 체포가 이뤄진다고 백서는 밝혔다.

북한 수사기관은 주민 통제와 수사를 위해 어린이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밀고자와 밀고조직을 운영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나왔다고 백서는 덧붙였다.

또 다수의 구금시설 수용자들은 모욕적 언사, 성적 고통, 신체고문을 당하고 있고 재판은 불공정하며 형량에 수긍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많다고 백서는 공개했다.

정치범수용소는 14호(평남 개천시), 15호(함남 요덕군), 16호(함남 화성군), 22호(함북 회령시), 25호(함북 청진시)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21호(함북 경성군), 23호(함남 덕성군), 17호(평남 북창군), 함남 정평군 수용소, 자강도 희천시 수용소 등도 운영 중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북한 생활실태의 경우 주민들은 식량과 지원물자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고 다수 주민들은 비판적 의견 개진에 대해 ‘말반동’이라는 죄명으로 체포 또는 처벌받았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나 묵비권을 고지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한에서는 사실상 종교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백서는 주장했다.

북한에서는 1967년∼1970년 전 주민을 3개 계층 51개 부류로 구분한 이후 사회적 계급에 따른 차별이 지속되고 있으며 1990년대 초 동구권 붕괴 이후 주민등록 재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추정됐다.

탈북과정의 인권실태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자의 41%가 중국 체류시 인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여성 인권실태의 경우 가정에서 의사결정시 부부 간 의견이 불일치할 때 대개 남편의 의견에 따르는 방법으로 해결하며 가정폭력상담기관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북한 인권문제 중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복수응답)으로 ‘기본적 식량문제 해결’(27.8%)을 가장 많이 손꼽았고, ‘자유로운 이동 제한’(11.8%), ‘정치적 의사표현 자유 억압’(11%), ‘정치범수용소 해체’(9.7%), ‘다른 나라로 이동 제한’(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변협은 29일 오전 변호사회관에서 인권백서 발간기념 세미나를 열어 북한 인권 실태를 공개한다.

변협 이국재 인권이사는 “국가나 일반인이 작성한 기존 백서와 달리 법률적 관점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최초로 분석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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