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핵폭탄 몇 개 만들었는지 알아내야 한다”

▲ 악수하는 크리스토퍼 힐과 김계관 ⓒ연합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없애겠다고 6자회담을 한다더니 이제 미국은 ‘실무회담’이란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이번 주말에 제네바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란다. 이 회담의 결과가 어떤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

북한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줄 것을 바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워싱턴과 정상적 외교관계를 트고 싶어한다. 지금 미 국무부가 하는 꼴을 보면 조만간 그리 될 것 같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하는 대만은 외면하고 북한의 독재정권과 외교를 트겠다는 모양이다. 이건 우리들이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지난 2월 13일, 북한과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지가 거의 2백일이나 되었다. 외교적으로 큰 해결을 보았다고 난리들을 부리더니, 사실상 그 후 북한 핵프로그램 폐기에 무슨 진전이 있었단 말인가? 7월에 다시 만나서 회담을 했지만 핵폐기 시간표조차 합의한 바 없다. 미 국무부은 지난 2월 핵폐기 일정 시간표에 절대로 양보가 없을 거라고 되풀이해서 선언한 바 있다.

영변 원자로가 꺼졌다고는 하나, 그 영변 원자로란 것이 최근에는 가동되지도 않았었고, 이제는 더 이상 무용지물이 되었을 수도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영변에서 받아들였으니까 우리를 믿으라고 북한이 큰 소리를 치지만, 북한에서 핵을 계속 만든다면 (만들고 있는 것이 거의 분명하고) 왜 영변에서 만든단 말인가?

2월 이후 실제로 바뀐 것이 있다면, 남한과 중국이 김정일에게 정권 더 강화하라고 다시 퍼주기 시작한 것 뿐이다. 남한에서는 중유와 식량, 그리고 소위 ‘인도적’ 지원을 신나게 보내주고, 중국에서 북한에 들여보내는 지원은 얼마인지도 모른다. 간이 부은 평양정권은 딴 나라들에게 경수로 다시 지어내라고 떼를 쓰고 있다. 지난 달에 한다고 하다가 10월로 연기된 – 남한 대선 날짜에 더 가깝게 –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일의 독재정권을 다시 인정해주고, 남한의 평화 지상주의자들에게 정치적 입지를 더 유리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제일 신나는 자는 북한의 김정일이다.

김정일은 또 이런 식으로 미국을 제치고 자신의 두 가지 전략적 목적을 성취했다: 독재정권 유지와 핵무기 보유, 이 두 가지를 모두 확실히 성취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실무회담이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에 도움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몇 주 전 중국 선양에서도 이런 실무회담을 했지만, 무슨 진전은 커녕 영변원자로를 영구적 폐기하는 것조차 합의하지 못했었다.

북한이 자신있고 확실한 핵무기를 갖겠다는 오랜 전략적 목적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미 국무부가 양보하고 싶어도 딴 문제들에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자기 편한 쪽으로 확대해석하는 사람들은, 북한과의 외교정상화를 위해서는 어떤 장애물이라도 뛰어넘고자, 앞으로 북한이 자기들의 핵무기가 “완벽하게 완성되었다”고 선언하더라도, 그때 이것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잘 설득 설명해줄 수 있을까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북한이 미 국무부로부터 작문 도움까지 받아서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한다고 가상해보자: “우리는 지금까지 핵폭탄 2개를 제조했다. 하나는 작년 10월 핵실험에 써먹었고, 또 하나는 그 이전에 터뜨렸었는데, 당신들이 감지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핵폭탄이 한 개도 없다. 우리의 플루토늄 처리과정은 별로 성공적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핵폭탄을 2개밖에 못 만든 것이고, 그 2개도 별로 신통치가 않았다. 그 후, 우리는 나머지 플루토늄을 딴 데 버렸는데, 지금 그 플루토늄이 어디에 있는지는 우리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는 플루토늄이 하나도 없다. 우라늄 농축에 관하여 말하자면, 사실 칸(A.Q. Khan)으로부터 약간의 우라늄 핵연료(UF6)와 실험용 원심분리기 몇 개를 사온 적은 있었으나, 부족한 자금 관계로 별 진전은 보지 못했다. 우리는 오래 전, 소량의 핵연료만 남겨두고 나머지 UF6와 원심분리기는 제3자에게 다 팔아넘겼다. 영변에서 나오는 소량의 핵연료도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만하면 됐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선언을 북한이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거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특히, 오랜 세월 6자회담의 ‘성공’에 목을 매온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이에 반해서 진짜 대안이란 것은 완전하고 시기적절한 검증없이 북한정권의 선언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우리의 입장이다. IAEA 핵사찰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IAEA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IAEA가 할 수있는 일은 관계된 나라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근거해서 검증하는 것 뿐이다.

우리가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철저히 까뒤집어 봐야 한다. 저들이 화를 낼 정도로 철저히 까뒤집은 연후에야, 북한이 정말 핵프로그램을 포기했다고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직접 북한에 들어가서 집요하고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 사전통고 없이(challange inspection) 북한에 들어가기도 하고, 모든 감지기를 동원하고, 샘플도 수집하고, 제약없는 인터뷰와 관계서류 검토도 해야 한다. 북한이 이런 검증을 싫다고 막으면, 우리는 지난 2월 13일 엉터리 합의는 무효라고 선언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핵폭탄을 몇 개 만들었는지 알아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나, 지금은 몇 개나 갖고있나,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는 재처리 플루토늄은 얼마나 갖고있나 등등을 철저히 따지고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 만일 핵무기 제조에 관련된 어떤 재료나 기구가 북한에서 딴 곳으로 흘러 나갔다면, 그것도 우리는 세세히 따지고 알아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에 관해서도 몽땅 알아내야 한다. 저들이 무기용 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다면,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만들었는지, 몽땅 밝혀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농축 우라늄 금속이나 핵무기-미사일 개발계획에 관한 것도 몽땅 알아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평양정권이 갖고있는 생화학무기, 탄도유도탄 프로그램도 문제라고 강조해왔다. 우리는 이 모든 문제들, 특히 미사일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와 핵무기를 쏘아올리는 기술을 연계해서 밝히고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으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런데, 일 돌아가는 걸 보면, 우리 쪽에서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자발적으로 간과할 것 같은 지경까지 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핵무기에 관하여 어떤 협력을 해왔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란과 시리아는 그동안 오랜 기간, 북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서 공조해왔고, 앞으로도 저들이 핵프로그램에 관하여 공조할 거란 우려는 근거없는 우려가 아니다. 이란이나, 시리아, 기타 나라들이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안전 지역’이 아닌가. 그것이 맞다면 어느 정도로 공조하고 있는가 등등도 알아낼 것이다. 이미 그런 공조가 사실이라면, 그로 인한 우리의 안보위협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안보에도 중대한 문제이지만, 우리의 우방, 일본과 한국의 안보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얼렁뚱땅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존 R. 볼턴/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
번역/ 남신우(재미 북한인권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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