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오지 말라는데 갈 필요있나…자존심이 있지”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20일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완전히 거부한다고도, 완전히 계승한다고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홍 차관은 이날 ‘남북관계 현황과 대북정책 추진방향’을 주제로 열린 통일교육협의회 제12차 통일교육포럼에서 “남북관계는 어느 한 정권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통일이라는 목표의 연속선상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입장은)현정부 또는 김정일 위원장이 사인했던 합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거 정부가 했던 합의들도 있으므로, 모든 합의서들을 같이 놓고 현실을 바탕으로 어느 것부터 이행할지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차관은 또 “비핵∙개방∙3000에 대해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북이 핵을 폐기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핵문제 진전에 따라 보조를 맞춰 남북관계를 해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가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기초 인프라가 구축되는 지점이 1인당 국민소득 3천 달러”라며 “북한이 3천 달러가 돼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구조가 없어지고 상호 협력해서 경제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홍 차관은 또 “북한 식량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며 때가 되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8월 말까지는 그럭저럭 가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9-10월에는 대외적 지원이 없으면 식량사정이 상당히 어려운 지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정부가 북한에 옥수수 5만t 지원을 위한 접촉을 타진했으나 답이 없다”면서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남측이 대북정책을 전면 바꾸고, 6∙15선언과 10∙4공동성명을 전면 이행하겠다고 최고지도자가 천명하지 않으면 북측은 남북관계 정상화도, 식량문제를 남측과 거래하는 일도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나설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식량 지원 문제 등으로)북측에 몇 번 가려고 제의했는데 (북측이)오지 말라고 했다”며 “오지 말라는데 구태여 계속 간다고 하는 것은…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있다”고 말했다.

홍 차관은 “때가 오지 않았는데 무작정 하자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우리가 아무리 사정사정해도 북한이 아니라고 하면 안된다. (북한은) 때가 되면 나오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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