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거론한 軍통신선 문제란

북한이 24일 군사실무자 접촉을 제의하면서 의제로 거론한 군 통신선 보수 문제는 남북간 통행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남북 왕래를 하려면 초청장과 당국의 방북 허가 외에도 정전협정에 따라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 명단을 상호 통보하고 승인하는 절차가 존재하는데, 여기에 군 통신선이 사용된다.

문제는 통신선이 노후화되면서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통한 남북간 출입 업무에 지장이 초래됐다는 점이다. 이미 남북은 작년 연말 군 통신선을 현대화한다는데 대강의 합의를 봤다. 남측이 북에 각종 장비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 당국간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합의 이행은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자재.장비 제공을 위해 당국간 실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측은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실무협의를 거부한 채 ‘자재.장비만 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통화 상태 불량으로 서해지구 통신망(전화와 팩시밀리)이 5월부터 불통됨에 따라 동해지구 군 상황실 통신망만으로 남북 출입업무를 처리하게 되면서 출입 허가에 걸리는 시간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게다가 북측이 6월말부터 기술적 문제를 들어 경의선 육로 통행시간을 단축하고, 방북 예정일 하루 전에 해주던 입경 허용 통보를 당일 아침에 하는 바람에 개성 관광객 및 개성공단 출입자들은 방북때 차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대기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정부도 군통신선 현대화가 우리 국민의 편익과 직결되는 점을 감안해 광케이블 등 통신 장비를 북에 제공키로 했다. 이미 5월에는 비공개리에 남북협력기금 사용 의결까지 마쳤다. 그러나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의 여파로 대북 물자 제공을 전면 보류하면서 아직까지 관련 물자를 북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 남북이 군 통신선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군사 실무접촉이 열리면 북한은 통신 관련 자재.장비 제공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그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남측 인사들의 출입에 더 큰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는 등의 압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남북간 대화를 원했던 만큼 일단 북측의 접촉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 관련 장비 제공 문제 역시 남북관계의 큰 틀에 묶어 놓고 있는 터라 제공 여부는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진 뒤 한 때 대북 사업 재조정을 실무적으로 검토하면서 통신 관련 자재.장비 제공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대남 비방을 강화하고,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정부는 통신 장비제공을 포함한 대북 사업 재조정 문제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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