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노골적인 `NLL 무효’ 시위

북한 경비정이 21일 오후 불법어로 중이던 중국 어선 한 척을 쫓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 경비정이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급정지하면서 배가 밀려 NLL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국제상선 공용 통신망을 통해 통보해 왔기 때문에 별다른 의도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지상과 달리 해상에는 뚜렷한 표식물이 없기 때문에 NLL 월선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면서 “인지하고서도 해상이라 선회하는 과정에서 침범 거리가 길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군 당국이 설명에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무엇보다 기동성이 뛰어난 북한 경비정이 급정지하면서 배가 밀리는 바람에 1마일(1850m)이나 NLL을 침범했다는 부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북한 경비정은 사전에 국제상선 공용 통신망을 사용해 ’중국 선박 단속하러 간다’고 통보한 뒤 해군 경비정과 교신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NLL 침범에 대해 충분히 주지하고 있었다.

당국도 북측 경비정에게 “NLL을 넘지말라”고 경고했으나 북측은 이를 무시한 채 NLL을 넘어 2㎞ 가까이 남하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월선할 당시 당시 주변에는 중국 어선이 50여 척이나 산재해 있었으나 유독 1척만을 표적삼아 끌고 북상한 점도 의문이다.

북한 경비정이 남북한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중국 어선들의 NLL 주변에서의 불법어로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의도였다면 훨씬 강도 높은 단속 의지를 보여줬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NLL월선 건은 NLL을 인정할 수 없다는 북측의 노골적인 시위로 보인다.

최근에도 북한은 1999년 9월 발표한 인민군 총참모부 특별보도와 2002년 8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백서 등을 통해 일관되게 NLL 무력화를 시도해 왔다.

문제는 남북 군사회담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이같은 ‘시위’를 통제할 적절한 수단이 없다는 것.

북측의 NLL 월선 후 복귀는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교신에 응해야 한다는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무력충돌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NLL 월선 북측 선박을 그대로 놔 둘 수도 없다는 데 당국이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방이 인정하고 타방은 부인하는 NLL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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