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BDA 해법’과 힐 차관보의 경고

“북한의 해석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해석을 뛰어 넘은 것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0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6자회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자금 송금문제에 대해 힐 차관보는 몇 가지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우선 그는 “북한이 생각하는 BDA 문제 해결의 개념은 돈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돈을 보여달라는 것’에 외교가는 주목했다. 미국이 지난 20여일 동안 북한에 제의했다는 다양한 해법이 별 효과를 보지 못했던 원인의 일단을 소개한 것으로 풀이한 것이다.

힐 차관보가 “우리 입장에서 BDA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재무부의 조사를 끝낸다는 차원이었다”고 말한 것을 상기해보면 북.미간에 BDA 해법을 둘러싼 개념이나 논리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를 느끼게한다.

한 소식통은 “상식적인 논리가 통하지 않는 북한의 독특함을 그대로 전해주는 말”이라면서 “결국 BDA 문제는 북한의 논리에 부합하는 해법이 제시되거나, 북한이 자신들의 논리를 수정해야 해결될 것임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향후 수일 안에 BDA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성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측이 미국의 해법 가운데 한 가지를 수용할 경우 BDA 문제가 결국은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다시 개진한 것이다.

미국은 여러 가지 BDA 해법을 제시했으나 북한측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결국 BDA를 당분간 존속시키면서 BDA내에 새로운 북한 계좌를 만들고 2천500만달러는 인도적 사업에 사용한다는 사실상의 ‘마지막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방안은 BDA가 추후 다른 은행에 인수.합병되더라도 새로 만든 계좌를 북한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요구를 거의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힐 차관보는 2.13 합의 이행과 관련해 “앞으로 중요한 며칠이 남아 있으니 두고 보자”고 말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그러면서 힐 차관보는 “비핵화를 못하면 다른 트랙에도 문제 있을 것”이라면서 “북이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지 않으면 매우 불투명한 미래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미국은 그동안 최선의 성의를 보였으며 이제 북한이 최종 선택을 해야 할 차례라는 얘기다. 북한이 미국의 성의를 거부할 경우 ‘불투명한 미래’가 전개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가 금융문제를 논의하는데 하루를 쓴다는 것은 비핵화를 논의할 하루를 잃는 것”이라고 말해 BDA라는 복병을 만나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답답함을 숨기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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