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국영병원 의사보다 ‘명의사’로 불리는 개인의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영병원 월급 등의 처우가 열악해 경험이 있는 의사들이 병원을 그만두고 개인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도(道), 시(市), 군(郡)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치료 받으러 오는 환자가 얼마 없어 한산하기 짝이 없다”면서 “대신 지역마다에는 유능하기로 소문난 개인 명의사들이 있어 그들 집을 찾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국가가 운영하는 병원과 진료소에는 치료약이 없어 처방만 해주는 데다 의학대학과 전문학교를 갓 나온 초보 의사들이어서 진단뿐 아니라 치료도 제대로 못한다”면서 “개인의사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실제 필요한 약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필요한 약을 직접 제조해 주기 때문에 인기가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명의사로 불리는 개인의사들은 국영병원들에서 과장급 혹은 전문병동 의사로 활약한 유명의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개인의술로 돈을 벌수 있다는 점에서 국영병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환자를 받아 치료하거나 간부들과 돈주(신흥부유층)들의 요구에 따라 왕진을 다녀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병원에는 아침조회를 비롯한 각종 모임과 행사가 많아 치료 받을 시간이 많지 않아 담당의사 얼굴을 보기가 참 힘들다”면서 “의사들은 담당 병동을 하루 한번정도 피뜩(잠깐) 돌아보고는 담당 간호원(간호사)에게 환자치료를 떠맡기고 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개인의사들 경우, 완벽한 치료설비는 없어도 풍부한 경험과 의술을 소유한데다가 약제사와 보조간호사까지 두고 있어 해당 약을 즉시 제조해 준다”면서 “치료시간이 따로 없이 아무 때건 치료가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왕진을 청할 수도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치료비용은 병명에 따라 다르지만 대상포진과 같은 것은 15~20만원(북한돈)이면 한 주일 이내에 말끔히 치료해 준다”면서 “도 국영병원에 가면 비 한 장(100위안, 13만원)이 필요한데다가 과장이 상급 병원 간부부터 의사와 간호원, 간병원에게까지 줄줄이 뇌물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개인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훨씬 싸게 먹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병원에 가도 돈이 드는데 차라리 명의사에게 돈을 내고 성의껏 치료받는 편이 훨씬 낫다’며 당국의 ‘무상치료혜택’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