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기’ 대비 국가위기관리체제 구축을”

북한이 앞으로 급격한 위기나 체제 붕괴를 겪을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한국은 시급히 ‘컨트롤 타워’를 마련해 위기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안성호 충북대 교수가 21일 주장했다.

그는 한국정치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세계지역학회가 21~23일 속초에서 공동주최하는 ‘건국 6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제출한 ‘북한 위기에 따른 국가 위기관리 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북한의 체제 붕괴에 대비하는 것은 현실적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북한의 급격한 변화나 위기가 북한의 정권, 체체, 국가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서 대응체제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 위기’를 유형과 시나리오별로 제시했다.

`북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위기’에 따른 시나리오로 그는 ▲살해,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시 후계권력 쟁탈전이 유혈 군사충돌이나 내란으로 이어져 붕괴되는 위기 ▲반정 쿠데타로 김정일 위원장이 사고가 나거나 망명할 경우 북한의 무정부 사태나 신군부의 등장으로 오는 통제불능 상태 ▲북한 당국의 군사도발 가능성을 상정했다.

그는 또 북핵 위기와 관련해 예상되는 시나리오로 ▲북한이 체제 안전을 위해 북핵 해결과 북미관계의 정상화로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을 얻어 전면개방 경제로 전환하거나 ▲최소한의 핵억지력을 보유하고 미국과 타협해 경제적 보상을 받고 제한적인 개방경제화로 나아가거나 ▲ 조-중(북한-중국)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안보우산 아래로 편승하는 경우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 체제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아래로부터 위로의 변화, 위에서부터 아래로의 변화, 위와 아래의 동시적 변화라는 3개 상황을 가정한 뒤 이를 다시 김정일 위원장의 주도여부, 발생.통제 가능성, 변화.개혁 형태 등에 따라 총 8개의 시나리오로 구분했다.

안 교수는 이러한 분류에 비춰 현재 북한 체제의 상태는 `위에서부터 아래로의 변화 – 김정일 주도 – 현상 유지 – 북한식 변화(중국.베트남 모델)’가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또 북한 체제의 위기중 주민탈출 상황의 경우 “북한 급변 사태시 400만명 정도의 대량 탈북 난민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되면 “한국의 부담이 증대돼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북한 위기 대처를 위해 그는 “총체적인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여야가 시급한 사안 및 장기 쟁점에 관해 특위를 구성하고 국회 차원의 통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정부가 철저한 통일계획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남남 공조 강화를 위해 보수-진보와 중앙-지방, 빈부, 남녀 및 노소간 계층의 갈등을 최소화하며 대규모 탈북난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대외적으론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인도적 남북 협력교류를 지속하며, 동북아 안보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6자회담과 유엔, 유럽연합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국가이익의 최우선이고 그 다음이 번영과 통일”이라며 “법령 제정과 제도 개선을 통해 국가위기관리를 위한 범정부적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국 국가기관의 독도 표기’ 문제를 예로 들어 “위기시나 중대한 문제가 터지면 청와대나 대통령이 나서서 ‘한방’에 해결하려는 것은 사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6월 냉각탑 폭파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논평을 내놓은 것은 성급했다”면서 “이번에는 통일부나 외교부 정도에서 언급했어야 한다. 청와대는 항상 준비하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위원은 같은 학술회의에 제출한 `대북 정책의 발전: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비교’라는 논문에서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킨 반면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한다고 공식 언명한 적이 없고, 이전 정부가 중요시했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소홀히 하는 등 기존 구상과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 대북정책”이라고 분석했다.

정책의 철학 면에서 “노무현 정부는 옳은 것을 추구하는 동기론에 바탕을 둔 칸트의 `의무론’에, 이명박 정부는 좋은 것을 추구하는 결과론에 바탕을 둔 벤담과 밀의 `목적론’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추진방법에서도 “노무현 정부는 정경분리 원칙을 고수한 데 반해 이명박 정부는 공식 언명은 없지만 금강산 피격사건 이후 관광 일시중단 조치를 하는 등 정경연계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의 상호주의는 유연한 상호주의에, 이명박 정부의 상호주의는 대북경협 3원칙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철저한 상호주의 또는 조건부 상호주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그는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와 합의들을 계승하면서 변화된 환경에 맞게 정책을 새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정경분리 추진은 최소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정경분리 원칙을 견지”하고 “철저한 상호주의에서 전략적 상호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강명옥 ㈔한국국제개발연구소 위원은 `북한과 ODA(공적개발원조)’라는 논문에서 “북한은 단순한 지원이 아닌 국가사회 개발을 위한 개발원조를 원하고 있다”며 “단순한 물자지원보다는 빈곤퇴치, 보건의료, 교육, 환경, 경제개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ODA 방식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