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원자로 가동중단 시점 불투명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1일 영변 5MW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 작업을 끝냈다고 발표했지만 이 원자로가 언제 가동을 중단했는지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변인은 이날 “8천개의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최단 기간 내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말했을 뿐 연료봉 인출이 며칠 동안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4월 중순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설’에 대해 북한의 공식 발표도 없었다.

중단설은 지난 16일 평양에서 고위급 인사를 만나고 돌아온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북한이 이달(4월)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해 3개월 동안 계속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해리슨 연구원은 같은 달 5-9일 방북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인 리찬복 상장 등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언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은 평안북도 영변의 핵시설에 쏠렸고 온갖 관측과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해리슨 연구원의 발언 다음날인 17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영변 핵시설에 있는 5MW급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돼 사용 후 연료봉을 꺼낼 수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정찰위성으로 영변 핵시설과 주변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는 미국이 위성촬영 사진과 원자로시설 콘크리트벽의 온도와 보일러에서 나오는 수증기 발생상황 등을 분석한 결과 원자로 가동이 4월 들어 중단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옮겼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던 우리 정부도 4월 18일 김숙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안다”고 말하면서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 사실을 인정했다.

그 다음날인 19일에는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1월과 4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 위성사진을 공개해 4월 7일 냉각탑에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북한은 1994년 북ㆍ미 제네바 기본합의문에 서명하고 핵활동 동결을 선언한 뒤 지금껏 원자로 가동 중단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원자로 재가동과 폐연료봉 재처리, 플루토늄 추출 사실은 대외 정세에 맞춰 발표 또는 시사하고 있다.

외무성은 2002년 12월 핵동결 해제를 선언하고 다음해 2월에는 “지금 미국은 우리가 전력생산을 위한 핵시설의 가동을 재개하고 그 운영을 정상화하고 있는 데 대해 ’또 하나의 도발적 행동’이라고 걸고 들고 있다”며 영변 5MW 원자로 재가동을 시사했다.

또 그해 10월에는 8천개의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확인하면서 “폐연료봉 재처리로 얻은 플루토늄을 핵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용도를 변경시켰다”고 발표했다.

당시 인출 발표도 뒤늦게 이뤄져 정확히 언제 폐연료봉 인출과 추출이 완료됐는지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폐연료봉 인출완료’ 발표가 원자로 가동중단 후 두 달도 안되는 시점에서 이뤄져 “믿기 힘들다, 협상용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의 핵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 인출작업이 1개월이면 마무리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과정과 향후 플루토늄 추출에 대해 국제사회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는 얘기지만 북한의 원자로 가동중단 시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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