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이 범행 전 쿠알라룸푸르 공항 사전 답사 과정에서 감시카메라인 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공항 직원의 얘기를 듣고 경계심을 늦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북한에 정통한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 “북한 용의자들이 공항을 사전 조사하면서 감시카메라 가동 상태를 물었을 때 공항 직원들이 ‘사실은 작동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대답했다”고 전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공항 직원들은 감시시설과 관련해서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마이니치 기자가 지난 2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에서 공항 직원 8명에게 CCTV가 제대로 작동하느냐고 묻자 6명이 ‘작동되고 있지않다’ ‘이전부터 멈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는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CCTV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공항직원의 말을 믿고 과감한 범행을 저질렀다가 그 과정이 대부분 녹화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항 CCTV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용의자 도한 티 흐헝과 시티 아이샤의 범행 모습이 찍혔다. 또한 CCTV에 리정철, 리재남, 오종길, 홍송학, 리지현, 현광성, 김욱일, 리지우 등도 찍혀 일찌감치 신원이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