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요구, 6자회담 어렵게 할 수도”

미국이 북한을 적대하지않고 직접대화를 약속한다면 회담에 복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발언과 전날 외무성 성명에서 나타난 평양의 요구와 수사(修辭)는 6자회담 재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이날 ‘북 협상의 조건 열거’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가까운 장래 회담재개에 비관적이라고 밝힌 한 아시아국 외교관을 인용, “김정일은 미국측으로부터 대북 적대의도가 없다는 선언을 보고 싶어하고 또 미국과의 공식적 양자회담을 원한다”며 “그러나 이 두 조건이 미국측에 의해 쉽게 받아 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2일 북한이 ‘전제조건’을 내놨다기 보다는 오히려 더 나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고 부시 미 행정부도 그같은 논의가 6자회담 ‘틀 안에서’ 있는 한 그동안 견지해왔던 1대1 대화 거부를 철회할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은 늘 그렇게 행동해왔다. 대화 전면거부를 선언했다가 곧 참가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다”며 “(북미) 두 나라가 6자회담에 앞서 조건들을 수용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고 LA 타임스는 덧붙였다.

지난 2월 핵무기 개발을 선언, 국제사회를 흔들어놓았던 북한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나 적절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기반을 둔 미 싱크탱크 노틸러스 안보ㆍ유지개발연구소 페터 헤이스 수석 연구원은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2000년 당시 고위 관리가 워싱턴을 방문, 서명한 것과 유사한 공동성명(communique)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전하면서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 발표된 당시 공동성명은 “(북미 두 나라중) 어느 한 쪽도 서로에 대해 적대의도가 없을 것이며 앞으로 과거 적의에서 탈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로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또 북미간 양자회담을 주장했으나 이후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않았다.

헤이스 연구원은 이밖에 “북한사람들이 미국이 우호적이 될 것으로 생각할 만큼 착각하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그들은 (미국으로부터) 덜 적대적 수사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관계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의 일원으로 지목한 뒤 더욱 악화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진기지’ 발언에 평양당국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미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도 어린이를 포함, 15만-20만명의 북한주민이 정치범 수용소에 억류돼있는 등 인권상황이 ‘극도로 형편없다’고 지적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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