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요구 “10.4이행”서 “반북철회”로 초점이동

북한의 대남 기구와 언론매체들이 최근 남한 정부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먼저 반북대결적인 대북정책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의 이명박 정부의 출범 초기 잠시 관망하다 4월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본격 비난에 나선 이후 줄곧 2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과 철저한 이행을 촉구해왔으나, 올해들어 이러한 요구 대신 현 정부 대북정책 자체의 철회 요구를 내놓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17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에 대해 “전면적인 대결태세 진입”을 선포한 데 이어 같은 달 말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이제 북남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되었다”며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의 무효화와 폐기를 일방 선언한 이래 더 이상 `10.4선언의 이행’을 직접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달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회 생일 ‘경축 보고’에서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6.15, 10.4선언을 부정했다며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지난 14일 조평통이 `서기국 보도’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진짜 남북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반공화국(반북) 대결책동으로 북남관계를 파탄시키고 전쟁접경까지 몰아간 범죄행위에 대해 온 민족 앞에 사죄” 할 것과 “불순한 반공화국 대결정책을 철회하고 우리를 적대시하는 행위들을 일체 중지”할 것을 요구한 것을 계기로 잇따라 이 주장을 되풀이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속에 칼을 품고 <대화> 타령한다’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반공화국 대결책동이 계속되는 한 북남대화의 문은 언제 가도 열릴 수 없고 설사 열린다고 해도 그것은 새로운 대결의 마당으로만 될 것”이라며 남한이 “진심으로 대화와 협력을 바라고 북남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면…반민족적인 대북정책을 즉시 철회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엔 대남 통일전선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이 대변인 논평에서 남한 정부가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반통일적이며 반북대결적인 대북정책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한의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같은 날 `불순한 반공화국 대결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대한 “사죄”와 “불순한 반공화국 대결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남북간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히고 현인택 통일장관도 “조건없는 남북대화”를 거듭 강조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북간 합의사항’에 6.15, 10.4선언이 포함되며, 그동안 합의 ‘정신 존중’에 비해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기구와 매체들은 “남관계를 파탄”시킨 이명박 정부가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상생.공영이니, 대화니 하는” 말들을 자주하고 있다며 “속에 칼을 품은 자들과는 마주 앉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해결될 것이 없다”고 폄하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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