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상 사망, 공식조전 안보낸 배경은

정부가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사망한데 대해 공식 조전 대신 애도의 메시지를 담은 보도 참고자료를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백 외상 사망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입장을 표명하는 창구를 외교통상부로 일원화한 뒤 4일 외교부 당국자 논평 성격의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조의를 표했다.

수교국가의 외교장관이 사망했을 때 외교장관 명의의 공식 조전을 보내는게 정부의 의전 관행이지만 북한과는 특수관계인 만큼 그런 관행을 적용하지 않았다는게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앞서 지난 해 8월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2005년 10월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사망했을때 통일부 장관이 대북 전통문을 통해 조의를 표한 바 있어 이번 보도 참고자료를 통한 조의 표명은 상대적으로 격이 떨어지고, 비공식적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대남사업에 깊이 관여했던 림 부장과 연 부위원장은 통일부와 교류가 빈번했던 인물이어서 통일부 장관이 전통문을 발송했지만 백 외상의 경우 우리 외교부와 정기 교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앞서 두 사람의 경우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 외상이 비록 남측과 접촉이 적었다고는 하지만 2000년, 2004년, 2005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해외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는 점에서 지난해 10월 9일 핵실험 이후 냉각기를 겪고 있는 남북관계와 여론 등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비록 시기적으로 지난해 7월5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뒤인 림 부장 사망때는 조전 성격의 전통문을 보냈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위기의식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지금 분위기에서 공식 조전을 보내기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각 부처 당국자들이 대응수위를 협의하기 위해 개최한 회의에서도 불필요한 과잉대응으로 국내 여론을 분열시키는 등의 상황은 피하자는 의견이 힘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현재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정부 입장 표명도 `로우 키'(low key.낮은 수준의 보도)로 가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응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정부가 지나치게 몸을 사리며 소심하게 대응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망자의 직위를 감안, 보다 공식적인 형태로 조의를 표함으로써 북한에 신뢰를 심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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