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키 리졸브’ 비난…“억제력 강화할 것”

북한이 2일부터 시작한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을 전개하는 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과 한∙미 연합 야외기동연습인 독수리훈련(Foal Eagle)에 거친 비난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북침 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모든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등 필요한 대응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연습은 그 규모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명백히 우리 공화국을 무력으로 공격하기 위한 핵전쟁연습”이라며 “이러한 핵위협 공갈은 우리에게 통하지 않고 조선반도 비핵화 과정에 제동만 걸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이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에 대해 운운해온 미국이 대화 상대방을 반대하는 핵전쟁 연습을 강행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을 힘으로 압살하려는 적대시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7일까지 한반도 남단 전역에서 실시되는 ‘키 리졸브’ 연습은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으로 명칭을 바꿔 처음 이뤄지는 한∙미 합동훈련으로, 한∙미 연합 야외기동연습인 독수리훈련(Foal Eagle)이 함께 실시된다.

이번 연습은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의 증원군을 수용∙대기시키는 한편, 전방으로 이동하고 한국군과 통합하는 절차를 훈련한다. 태평양과 미 본토에서 증원되는 미군 6천 명과 주한미군 1만2천 명 등이 참가한다. 특히 미 3함대 소속 세계 최대 규모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9만3천t)가 이번 연습에 처음 참가했다.

앞서 2일 북한의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도 한미합동군사연습을 비난하는 담화에서 “조선인민군은 수동적 방어가 아니라 우리가 오랫동안 비싸게 마련해 놓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주동적 대응 타격으로 맞받아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즉각적인 반응은 일단 관례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한미 간에 이뤄지는 합동군사연습을 ‘북침 연습’으로 받아들이는 북한으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그 동안 6자회담 뿐 아니라 장관급회담을 비롯한 각종 남북회담에서 한미합동군사연습의 중단을 요구해 왔다. 북한은 이른바 1차 핵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1993년 한∙미 팀스피리트 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RSOI훈련 때도 북한은 “이것은 지난 2월13일 6자회담에서 힘들게 마련된 합의이행과 회담의 진전과정에 그늘을 던지는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고 비난 했었다.

일각에서는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의 회동이 무산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한미 간의 합동군사연습이 이뤄지는 기간에는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았던 전례로 미뤄볼 때, 이번 회동의 무산에 키 리졸브 훈련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북한의 주장대로 한∙미간 ‘북침 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공개적인 회담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한미연합사령부가 이례적으로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정박한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와 스트라이커 전투여단의 실사격훈련과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호를 공개하자 더욱 강력히 반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발이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북한이 한미 간 관례적 군사훈련에 군사적 행동을 보일 경우, 북한의 핵 계획 신고 불이행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쳐 북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그 동안 한미 간 군사훈련에 대해 관례적으로 비난해 왔다”면서도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외무성 대변인의 비중 있는 언급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북측의 반응은 ‘키 리졸브’연습에 대한 일반적인 언급과 6자회담, 신정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 핵 신고를 이행해야 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북핵 협상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미사일 실험’과 같은 행동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좀 더 간접적인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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