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제1차 북핵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최근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방송은 10일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마련한 조(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 체결 44돌 기념 연회에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일 부상은 작년 11월
8∼14일 중국을 방문,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6자회담 문제를 협의하고 귀국한 다음날 평양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관을 찾아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의 추모행사에 참석한 것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 때문에 김영일 부상이 후배격인 김형준 외무성 부상에게 자리를 넘겨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김형준 부상이 지난 1월25일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 관계자를 위해 외무성이 마련한 신년 연회에 참석하면서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그는 2월19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접견하는 자리에도 배석했다.
왕자루이 부장이 당시 6자회담 재개를 설득하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가지고 북한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김형준 부상의 배석은 그가 대중(對中) 외교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김영일 부상은 올해 5월18일 셀림 쿠네르알프 신임 터키 대사가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자리에 배석함으로써 반년의 공백을 깨고 건재를 과시했다.
또 다음날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대안친선유리공장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요화유리집단공사의 등복천 총경리 일행을 접견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김영일 부상은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중국에서 심장측관 형성수술(일명 바이패스 수술)을 받고 그간 요양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형준 부상 역시 중국 및 아시아 관련 외교 현장에 꾸준히 모습을 비치고 있다. 6월 들어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의 인도 외무성 대표단 면담과 박봉주 내각 총리의 중국 랴오닝성 대표단 접견 자리에 배석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대(對) 중국 및 대(對)아시아 외교는 당분간 김영일 부상과 김형준 부상이 역할을 분담하는 쌍두마차 체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