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영변 핵시설 재가동 추정…”핵포기 않겠다는 것”

북한이 영변의 5㎿급 원자로를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5㎿급 원자로가 가동되면 연간 핵무기 1개가량을 만들 수 있는 6㎏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소는 이날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달 31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38노스’는 보고서에서 “증기터빈과 발전기가 들어있는 원자로 인근 건물에서 흰색 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관측됐다”며 “증기의 색깔과 양을 볼 때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갔거나 거의 재가동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은 이미 폭파시킨 냉각탑 대신 강이나 펌프시설을 원자로의 냉각시설로 이용한다”며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 새로 건설한 펌프시설을 원자로에 연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본떠 시리아에 지은 원자로도 냉각탑 대신 강 근처의 펌프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흰색 증기가 포착됐다는 것만으로는 시험운전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가동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이끌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영변 핵시설 가동이 확실하다면) 북한이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핵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선임연구원은 “영변에서 핵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 가동을 해야 하고, 노후화돼 안전문제도 상존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영변 원자로는 한때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며 2007년 6자회담에서 도출된 ‘2·13합의’와 ’10·3합의’에 따라 폐쇄됐다. 그러나 북한은 올 4월 영변 핵시설을 정비해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