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사릉 참배 `처벌’ 가능할까

양대 노총의 방북 대표단이 5월 초 북한 혁명열사릉을 참관한 것을 두고 ‘처벌’ 논란이 일면서 사법처리 가능성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판단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원에서는 ‘참관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도나 목적 의식을 갖고 이뤄진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의례적 행위인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방북단이 ‘북측을 이롭게 할 목적’이나 이적행위라는 인식을 뚜렷이 갖고 있었거나 진지한 검토 끝에 참관을 결정했다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단순히 ‘참관’이라는 현상 하나만을 보고 처벌 여부를 언급하기는 곤란하며 왜 그 곳에 가게 됐고 어떤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지 등 의도나 목적 의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방북행사의 경우 진행 과정에 행사 주관자들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는 만큼 참가자들의 참관 결정에 외부의 영향은 없었는지 등의 ‘현장 상황’도 감안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남북관계의 경우 근본적인 문제를 봐야지 어느 한 면만 보면 숲을 못 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너무 엄격하게 재단하려 하면 민간 교류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알려진 것을 토대로 본다면 국가보안법 적용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검찰도 소위 ‘성지’로 일컬어지는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참관했더라도 의례적 수준의 단순 참관이었다면 고무ㆍ찬양죄 입증 여부가 어렵다는 점에서 ‘사법처리’ 논의에는 신중을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방명록에 글을 쓰는 방식 등으로 ‘내심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한 국가보안법 상 고무ㆍ찬양죄를 무작정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ㆍ경이나 국정원 모두 고심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북한에서 성역으로 주장하는 곳을 참관했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처벌된 사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물론 반국가단체에 동조할 목적으로 특정 장소를 참관하거나 헌화했다는 사실이 입증 가능할 때는 사법처리가 이뤄진 경우도 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가로 주장하는 평양 만경대를 참관하던 중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긴 강정구 교수가 구속 기소된 사례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즉 국가보안법상 찬양ㆍ고무죄를 다소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의례적인 참관이라면 ‘무혐의’, 반국가단체에 동조할 목적을 갖고 참관하는 이적행위에는 ‘구속기소’라는 신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1999년 8월에는 민주노총이 축구단을 이끌고 북한에서 축구 행사를 가진 뒤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고 북한 정권에 경례를 한 적이 있으나 처벌되지는 않았다. 또 작년 8월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가 애국열사릉 방명록에 서명하면서 잠시 논란이 일었으나 처벌은 없었다.

노동단체의 혁명열사릉 참배를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은 이 같은 입장을 두루 고려해 고무ㆍ찬양죄 입증이 가능한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밝히기 곤란하다. 혁명열사릉 방문이 국보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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