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병식, 김정은 선군영도-軍충성도 과시







▲북한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10일 오전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면서 이례적으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TV를 통해 실황으로 중계하고 있다.ⓒ연합


김정은이 10일 진행된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대회 및 열병식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군(先軍)영도 계승과 군의 충성심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김정은 시대’의 돌입을 공식화했다는 평가다.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김정일, 리영호 다음에 위치해 ‘후계자’로서 굳건한 입지를 확인했다. 앞서 김정은이 지난달 28일 열린 당대표자회를 통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돼 군을 중심으로 후계체제가 구축될 것임을 시사했다.


때문에 이번 열병식은 그의 공식 데뷔 무대였다는 평이다. 일부에선 형식적으로는 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군 최고사령관 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정일에게 행한 열병이었지만, 내용으로는 김정은을 위한 행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열병식 실황중계에서 기계화 열병 종대를 소개하면서 “자기운명의 보호자, 향도자인 ‘당중앙’을 목숨으로 사수하며…”라고 표현한 것에서 ‘당중앙’은 김정은을 의미한다는 관측이다. 김정일 후계 당시에도 북한은 그를 ‘당중앙’으로 지칭했다.


정부 당국도 이번 열병식을 김정은 후계 공식화로 해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 열병식 행사를 통해 대외적으로 김정은이 후계자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김정은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이례적으로 관영매체 뿐만 아니라 CNN 등 외신에 생중계를 허용한 것도 후계자 김정은을 대내외에 선전하고, ‘3대 세습’을 통한 체제유지의 자신감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다.


북한은 열병식을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조선중앙TV를 통해 오전 9시30분께부터 11시18분까지 1시간48분 동안 열병 준비상황과 부대 행진을 실황 중계했다. 해외 취재진 80여명도 초청해 CNN을 비롯한 외신에게 생중계를 허용하고 프레스센터까지 마련해줬다.


리영호 열병식 주도, 김정은 선군영도 대내외 과시


이번 열병식은 1만여 명 규모로 2007년 4월 창군 75주년 때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위성 등을 통해 지난 7월부터 병력 1만여 명과 미사일, 기갑, 각종 포 등이 평양 미림비행장에 집결, 열병 연습을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는 김정은 후계 작업에 맞춰 예년보다 큰 규모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 시대’가 군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임을 시사한 ‘무력시위’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 열병식 사열에 등장한 기계화 부대, 장갑차, 탱크 등 신형 무기체계는 김정은의 후계를 본격화한 지난해 초에 맞춰 개발된 것들”이라고 말했다.


군 세력의 김정은에 대한 사실상의 ‘충성맹세’란 해석이다. 김 교수는 또 “김정은의 선군영도를 주도한 리영호 총참모장과 당대표자회를 계기로 대장으로 승진한 최부일 부총참모장 등이 중심된 이번 열병식은 군의 충성심을 확고하게 다짐하는 자리”라고 해석했다.


당대표자회를 통해 실세로 떠오른 리영호가 열병식을 주도하고, 우리 군이 개발한 무기의 대칭적인 무기들을 선보인 것은 김정은 후계 공식화 이후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s)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이 등장했다.ⓒ연합

열병식에 미사일 탑재 차량, 다연장포 탑재 차량, 탱크, 장갑차 등이 등장했는데, 이에 대해 통신은 “주체식 미사일 및 요격미사일 종합체들이 선군조선의 멸적 의지와 강대성을 시위하며 열병식 마감을 장식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대남관계는 대화와 대결 양 국면을 가져갈 수 있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NHK와 교도통신은 10일 일본의 북한뉴스 전문 청취기관인 ‘라디오프레스’를 인용해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s)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도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무수단은 미사일 기지가 있는 북한의 지명(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나온 명칭으로 미국 당국자가 부르기 시작했다. 구소련제의 잠수함발사 탄도 미사일인 ‘SSN6’를 기초로 만든 것으로 보이며 사거리 3천200㎞ 이상으로, 대포동 미사일보다 고성능으로 추정된다.


중국 축하사절…”새 지도부와 관계 강화 의지”


이번 열병식에 중국 측 인사는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축하사절단장으로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왕자루이(王家瑞) 부장과 류제이(劉結一) 부부장,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 쑨정차이(孫政才) 지린(吉林)성 당서기 등이 참석했다.


소식통은 “당 대표자회로 새로 선출된 북한 지도부와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최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에 공을 들이는 모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일성 생일 등 북한의 주요 기념일에 진행됐던 ‘촉포야회’도 평양 곳곳에서 진행됐다. 북한은 김정은을 상징하는 용어인 CNC(컴퓨터제어기술)를 통해 불꽃놀이가 종전보다 훨씬 성대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신은 “‘조선로동당 만세’, ‘당의 기치 따라’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속에 당창건기념탑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상공으로 축포가 연이어 터져 오르며 수도의 밤하늘을 황홀하게 수놓았다”고 묘사했다.


한편 김정일과 김정은은 이날 0시를 기해 김일성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 이 자리 역시 리영호, 김영춘, 김정각 등 주요 군 지휘자들과 김기남, 최태복, 김경희, 장성택 등 당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밝혔다.


김정일과 김정은은 9일에도 당 중앙보고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김 부자는 보고대회 이후, 5·1경기장에서 진행된 집단체조극인 아리랑 공연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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