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식량난을 피해 탈북한 북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신매매 중개업이 북한과 중국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탈북 실태를 심층 취재한 북중 국경지역 르포기사에서 현재 북한 내에는 심각한 식량난을 비롯해 경제·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북한 여성들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젊은 북한 여성의 탈북은 대부분 중국 인신매매업자와 북한의 중개인, 양국 국경경비대원들의 조직적인 결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북한 여성들은 1인당 7만8천엔∼9만1천엔(약 100만∼11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인신매매업자는 최소한 150명 정도이며, 이들은 대부분 조선족이라고 한다.
북한 여성들은 대부분 ‘배불리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탈북을 시도하지만, 결국은 중국 인신매매업자에 넘겨져 위장 신분증을 받은 뒤 성매매 업소에 가거나 중국인의 처가 된다.
중국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남성에게 약 6천위안(약 100만원)에 팔려간 30대의 북한 여성은 고개를 숙인 채 “매일 마음껏 쌀밥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북한에 있을 때 부모를 모두 잃었고, 옥수수 가루와 삶은 배추로 끼니를 때우며 극도의 굶주림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초 안면이 있던 40대의 여성이 다가와 “중국에서는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서 중국인 남성에게 시집갈 것을 권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이 여성은 중개업자와 함께 두만강을 건넜고, 건너편 강가에 도착하자마자 중국 측 중개업차와 함께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이 여성은 지금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는 동시에 농사까지 짓지만 굶주림의 고통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불법 체류 신분이므로 정식으로 결혼을 할 수 없고, 단속에 걸릴 때면 강제 송환되어야 한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연간 40∼50명 정도의 탈북자를 인신매매단에 넘기고 있는 중국 국경경비대 관계자는 “작년 11월께 탈북한 10∼20대 여성 수명을 인신매매 중개업자에게 넘겼다”고 증언했다.
이 중국 국경경비대원은 중국 쪽 인신매매 중개업자로부터 약 1개월 정도 여유를 두고 북한 여성 조달 의뢰를 받으면 북한 국경경비대원과 연락해 북한의 중개인을 통해 젊은 여성을 물색한뒤 자신이 경비하는 구역을 통해 넘겨받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
중국의 중개업자는 인신매매 의뢰업자로부터 받는 탈북 여성 1인당 100만∼110만원 가운데 약 67만원(5만2천엔)을 중국 국경경비대 관계자에게 건네고, 중국 국경경비대 관계자는 이 중 약 15만원(1만2천엔)을 북한쪽 경비대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분배가 이뤄진다.
중국 경비대원은 “북한에서는 배불리 먹여준다는 말만 하면 탈북 지원 여성들이 몰린다”고 전했다. 북한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중국쪽 인신매매단 입장에서는 북한 여성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중국 남성은 탈북 여성과 결혼했다가 마음에 들지않으면 다른 남성에 팔아넘기기도 한다.탈북을 감행하다 실패한 사람들은 강제수용소로 보내지거나 강제노동과 고문, 강간 등의 학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