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 승진 미끼로 직장 내 성상납 요구받아”

북한 여성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직장이나 편한 부서에 배치받기 위해 성(性) 상납을 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봉섭 기자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통일연구원 주최로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인권포럼에서 “북한에서는 직업 및 직장선택의 자유가 없지만 좋은 부서, 편한 자리에 가고 싶은 여성들이 당 간부나 직장 상사에게 성을 상납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북한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 배치 받고 싶어 하는 직장이 있다”며 ” 당 간부나 직장 상사들은 이러한 여성들을 노려 승진 또는 입당을 미끼로 성적 대가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들은 개인적 연고나 뇌물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직장을 옮기기도 하며, 가고 싶은 직장 및 부서로 가기 위해 체력적으로 무리한 중노동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북한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행은 문제시되지 않는 편이며,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로 인해 여성들은 남성들의 성폭행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직장 내에서의 성폭행 사실이 알려질 경우에는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이 수모 또는 불이익을 당하게 되므로 여성 스스로가 침묵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여성에 대한 성폭행은 식량난 악화로 인해 여성들이 가족부양을 떠맡게 된 이후 보다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장사 길에서 마주치게 되는 장마당 (단속) 안전원, 열차 승무 안전원, 군인 등이 단속을 이유로 성폭행 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여성들이 성 상납을 비롯해 육체적 노동을 감수하고 있다는 탈북자 인터뷰를 소개했다.


“양정사업소로 들어가서 현장에서 처음엔 일했어요. 쌀 포대 매는 일을 했어요. 7개월 동안 이를 악물고 일했어요. 쌀을 공급해주는 공급소에만 들어가면 이런 (쌀 포대) 매는 일은 없어요. (공급소에 들어가면) 정말 제가 살아가기는 정말 좋죠. 그 직업을 따기 위해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해야 돼요.”


장혜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여성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는 직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성적인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 탈북여성의 증언에 따르면, 인민보안성 산하 병원 간호원 모집 과정에서 처녀라면 갈 수 없는 산부인과 검사까지 한다”고 전했다.


장 연구위원은 “특히 낙태수술은 국가의 방임 아래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낙태가 성행하고 있는 원인이 개인적인 선택의 차원이 아니라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과 성상납, 남편의 생계책임 회피 등 보다 구조적인 흐름 속에서 이뤄지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男 가정 폭력과 무능력 이유로 이혼 사례 많아”


또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여성의 경제적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있고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정생활이 바뀌고 있다. 


임 연구위원은 “가족단위로 생계문제를 해결해 나감에 따라 세대주 중심의 가정생활에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식량난 심화로 남편들이 장사에도 나서고 밥 짓기, 청소를 하는 등 가부장권의 약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가부장권이 흔들리기 시작한 데에는 식량난, 경제난이 근원으로 작용했다”면서 “식량난으로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유지를 떠맡게 되면서부터 그동안 가장으로서의 절대적인 지위를 누려왔던 세대주들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식량난 이후 남편의 경제적 무능력과 가정폭력을 이유로 여성들이 이혼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남편들은)자신에게 닥칠 수도 있는 유사한 사태 발생을 우려해 아내에 대해 적극 배려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해 나감에 따라 경제력을 가진 여성들의 발언권이 보다 강해졌으며, 북한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의식이 점차 달라져 가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한국 드라마, 영화 시청과 중국을 오가며 듣고 본 여성의 지위 및 역할에 따른 인식의 변화가 속도를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북한인권포럼 ‘샤이오 인권포럼; 북한인권 실상과 효율적 개입방안’이 9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진행됐다. /김봉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