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 순결·정조 의식 심각히 약화”

북한여성들이 1990년대 중반이후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순결·정조의식이 심각히 손상 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대학원 윤리교육학과 정지영 씨는 석사학위 논문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여성의 가치관 변화 연구’를 통해 북한 여성의 성의식 변화를 분석했다.

정 씨는 논문을 통해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북한 여성은 ‘녀성은 꽃이라네’란 노래가 보여 주듯 국가와 남성이 요구하는 현모양처라는 전통적 역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며 “여성들의 일상생활을 다룬 소설에서조차 성 관련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성적 주제를 터부시하는 북한 사회의 풍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씨는 북한에서 식량난을 겪으면서 북한 여성들의 성을 하나의 생계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배고픔에는 사상도 정조도 없었다”며 “순결의식은 약화하고 성을 생계유지나 부의 축적, 안락한 생활을 위한 도구로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난 이후 북한에서는 매춘과 동거, 사실혼이 급증해 남성들 사이에서 ‘새것을 찾으려면 탁아소에나 가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순결의식이 희박해졌다”고 논문은 덧붙였다.

논문은 “건전한 성문화를 이루려면 성에 대한 개방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성의식 변화는 생계유지 수단으로서의 성개방이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서 생존이 최고 명제가 되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이나 위법행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당연시하는 등 윤리적 타락 현상도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정 씨는 “이런 변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 기관지에서 여성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현상에 대한 비판이 급증하는 것으로 미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씨는 “북한에서 일어난 경제난을 통해 북한 여성들이 전근대적인 가부장적 사고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무능한 남편을 대신해 장사에 뛰어들면서 북한여성들에게도 자의식이 싹텄고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현실주의, 물질주의가 형성됐다”면서 “북한 남성들은 유교적 관념 때문에 장사에 나서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고 여성들은 이런 남편을 대신해 장사에 뛰어들어 가족 생계를 사실상 혼자 책임져 왔다”고 설명했다.

정 씨의 이번 논문은 고난행군 전후에 발행된 ‘조선녀성’, ‘조선문학’ 등 북한의 기관지와 중·단편소설을 비롯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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