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외화벌이 회사인 ‘능라88무역회사’ 의류 생산직은 이 지역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금이 개인 고용 노동자들의 1/10 수준에 불과해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개인이 고용한 술, 제과업 등의 노동자들은 2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면서 “하지만 능라88무역회사 피복(의류) 노동자들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월급은 2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능라88무역회사는 노동당 재정경리부 산하 외화벌이 기관으로 석탄, 철광석 등 지하자원에서부터 의약품, 주류, 의류, 건강식품 등 외화원천을 중국에 수출한다. 수익금은 노동당 재정경리부에 바치거나 김정은의 이름으로 노동당 간부들에게 지급되는 ‘명절 선물’을 조달하고 있다.
순천시 능라88무역회사도 평양본사에 소속된 지사형태로 중국과 합작해 의류 수출을 주 생산 분야로 하고 있다. 중국에서 실로 뜨거나 편직물로 지을 옷의 원자재(실)와 의류 원단, 디자인 등을 들여와 옷을 완성해 다시 중국으로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또 피자 등 서양음식 전문 식당도 운영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어 “순천시 대동강변에 들어서면 3층 건물 정면에 ‘능라88무역회사’ 간판이 크게 써 있다”면서 “1층은 피자가게, 2, 3층에는 10~20대 150여 명 정도의 여성들이 피복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의 월급은 2만 원(2.3달러) 정도로 국영기업소 월급보다 대략 7배 정도 높지만, 국내 외화벌이 회사 중에서는 가장 낮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외화벌이 회사가 인력 채용 시 임금을 어느 정도 줘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 외화벌이 수익과 노동 강도에 따라 회사가 임의로 정할 뿐이다.
10~20대 여성들은 남성들과 달리 외화벌이 회사에서 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외화벌이 회사는 정상적인 배급과 명절공급이 있어 적은 월급에도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들이 이 무역회사에서 의류 생산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이 고용한 노동자들의 월급이 10배 정도 높고, 근무 조건도 좋아 이 무역회사를 퇴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낮은 월급과 배급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조건을 찾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이 회사는 국영수출 피복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낮은 월급 때문에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능라88무역회사의 노동자 월급 인상이 없을 경우 기술적인 문제와 더불어 생산의욕 저하로 수출에도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