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끝자락인 이맘때면 북한 주민들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연말결산총화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 특히 북한에서 가족의 생계 책임지고 있는 조선민주여성동맹원(여맹원)들은 연말 결산총화에 포함된 과제수행으로 몸도 마음도 바쁜 시기를 보낸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연말 결산 총화를 할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여맹원들은 미달된 과제를 해결하느라 경황없는 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인민군대지원 과제나 충성의 외화과제를 미처 하지 못한 여맹원들은 ‘돈주머니를 탈탈 털어야 할 판’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 여맹원들은 1년간 농촌동원 및 사회동원에 빠진 대신 내야 하는 돈을 다 합치면 약 30만 원 정도이고 1인당 군대지원 과제는 10~15만 원 정도를 내야한다”면서 “여맹원들은 인민군대지원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돈벌이 장사에 손을 대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여맹원들은 동상건설을 할 때에도 세외부담으로 걷어낸 돈이 많은데, 충성 외화자금으로 또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 일년 내내 장사에 목을 매야 한다”면서 “이런 과제 수행에 따라 당에 대한 충성심을 평가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조선민주여성동맹에 가입한 여맹원이라면 결산총회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여맹 결산총회는 최 말단 조직인 초급단체는 11월에 대부분 실시하고 초급위원회(洞 단위)와 부문위원회(郡 단위)는 12월 초까지, 각 도(道)위원회에서는 12월 중순까지 각 군과 시에서 진행된 결산 결과를 바탕으로 총회를 끝내야 여맹 중앙위원회 총회가 열리게 된다.
소식통은 “말단 조직인 초급단체의 맹원이 과제수행을 완수하지 못하면 부문위원회 간부로부터 초급단체위원장이 함께 추궁을 받게 된다”면서 “만약 연말까지 과제를 미달하게 되면 초급단체위원장이 지휘 책임으로 처벌을 받게 되는데, 이런 계단식 처벌이 있기 때문에 초급단체위원장은 여맹원들의 과제 수행을 강압한다”고 설명했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여맹원들이 국가동원에 한 번 빠지면 5000원~6000원의 돈을 내야 하는데 한해 동원에 빠진 횟수가 많은 주민들은 연말까지 빠진 만큼 돈을 총화(정산)해야 하기 때문에 울상”이라면서 “김장 김치 마련하느라 주머니가 텅 비다시피 한 일부 주민들은 이자돈(사채)을 꾸느라 이곳저곳 수소문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