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의해 50여년 생이별한 루마니아 여인 삶 조명된다

북한인 남편과 국제결혼을 했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50여 년간 생이별을 겪은 루마니아 여인의 삶이 공개된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남편을 그리워하며 한국-루마니아 사전을 완성했다.


KBS한민족방송(AM 972㎑)은 오는 21일부터 이틀 동안 오전 4시부터 50분간 통일기획 2부작 ‘루마니아에서 북한의 길을 묻다(The way from Romania to North Korea)’를 통해 북한 남편 조정호 씨를 애타게 기다리는 루마니아 여인 조르제타 미르초유(82) 씨의 사연과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의 몰락 배경에 대한 내용을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루마니아 현지 취재물로 제1부 ‘조르제타 미르초유(Georgeta Mircioiu)의 딕셔너리(dictionary)’와 제2부 ‘오늘은 티미쇼아라(Timisoara), 내일은 평양(Pyongyang)’으로 나누어서 방송된다.


1부에는 미르초유 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는 1952년 루마니아에 북한의 전쟁고아를 인솔하고 왔던 북한인 남성 조정호 씨를 만나 1957년에 결혼했다. 남편을 따라 1959년 평양에 들어갔으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르제타 미르초유 씨와 남편인 조정호 씨. 그리고 이들 부부의 딸. /사진=KBS한민족방송


그 당시 평양에서 외국인과 연계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외국인 배척운동이 전개됐다. 마침 미르초유 씨는 딸의 치료를 위해 잠시 루마니아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남편과의 마지막이 되었다. 북한은 이들 모녀에게 다시 북한방문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남편 조 씨는 이후 평양에서 함흥에 있는 학교로, 다시 학교에서 탄광으로 쫓겨갔다. 그나마 오가던 서신마저 1967년 이후 끊겨 이들의 이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미르초유 씨는 KBS한민족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남편이 북한에서 살아있다고 믿는다”며 “16년 동안 오로지 남편만을 생각하며 만든 한-루 대사전을 북한에 있을 남편한테 살아생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김일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독재통치를 펼치다가 1989년 12월 25일 반공산주의 혁명으로 최후를 맞은 루마니아 차우셰스쿠의 종말이 북한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그리고 통일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에 대해 말한다.


취재진은 한국언론사상 최초로 차우셰스쿠를 최후 처형했던 병사 도린 컬란(Dorin Cirlan) 중령과 함께 차우셰스쿠의 처형 장소인 트르고비쉬테(Targoviste) 병영을 찾아 차우셰스쿠 부부의 처형 당시 상황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


이어 차우셰스쿠 정권하에서 반체제 시인이었던 미레치아 디네스쿠(Mircea Dinescu) 씨와 북한을 7일간 공식 취재했던 루마니아 국영방송국의 아델린 페트르쇼르(Adelin Petrisor)기자를 만나 차우셰스쿠의 몰락배경과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한 토론도 함께 진행했다.


루마니아 현지 취재에는 청춘시절을 공산치하에서 보낸 북한전문가(루마니아 출신 첫 한국유학생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탈북자 출신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가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