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억류된 러시아 선박 장기억류 배경

지난 5일 북한 영해에 들어갔다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러시아 화물선 ’테르네이’호의 귀환이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르네이는 지난 9일 ’김책’ 항구로 입항해 10일부터 심문절차와 협상이 시작됐지만 당초 조속히 석방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억류 9일째로 접어들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선박을 억류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나 언론들도 석방에 관한 명확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언론의 경우 억류 장기화 이유에 대해 추측성 보도만을 내놓을 뿐이다.

예를 들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공고한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부터 러시아를 상대로 거액의 벌금이나 보상을 받아내려는 속셈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북한 군부는 부산항을 출발한 테르네이가 첩보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으며 한국산 물자를 실은 선박을 억류함으로써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사건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은채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만을 강조하고 있다. 선박이 긴급상황에서 통보를 한 뒤 타국 영해에 들어간 것은 국제 해양법에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하지만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러시아 정부와 언론이 이 사건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러시아 어선이 노르웨이 해역에서 고기잡이를 한 뒤 러시아 항구로 도망친 사건에 대해 노르웨이 정부가 선박 소환을 요구하며 항의하자 러시아 외무부는 적극적으로 사건 무마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시 러시아 언론들은 이 사건을 연일 톱뉴스로 다뤘다.

하지만 평론가들은 어선 사건보다 경미한 죄를 짓고 북한에 억류된 자국 선박에 대해서는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테르네이가 억류된 지난 5일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이 평양을 방문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주요 TV나 신문들도 사건 발생일 이후 이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한편 인테르팍스 통신은 14일 선박 소속 해운회사인 ’아르디스’사(社)를 인용해 테르네이와 이틀째 무선 교신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아르디스측은 테르네이 무선책임자가 지난 12일 ’북한측이 선박내 무선실을 잠궈버렸다’는 마지막 교신을 보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아르디스 관계자는 특히 선박에 저장된 물과 음식물이 이제 거의 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카를로프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13일 선박이 억류된 김책 항구에 도착해 북한 당국과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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