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김일성 종교’뿐인데…南北 종교교류라니?

북한 조선그리스도연맹(조그련) 강영섭 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한 우리민족교류협회(이사장 송기학)와 한국교회 평양방문단(단장 백광진 목사)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3월 북한에서 공식 기독교 대중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한국 기독교 부흥의 뿌리가 된 평양 대부흥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남북한과 해외 기독교인이 참가하는 ‘국제대성회’를 개최한다는 것인데, 특히 주목되는 내용이 북측이 밝힌 ‘북한 내 1만2000여명의 기독교인을 참석시킨다’는 부분이다.

언뜻 보기에 북한에 기독교인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북한 당국이 크게 신경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남한 종교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대규모 지원을 타내기 위한 술수일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누차 말했듯이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 기독교를 접하면 정치범 수용소에 가든지, 공개처형을 당한다.

북한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종교에 대해 본질적으로 비과학적, 미신적 세계관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던 원시시대에 자연을 초자연적 힘을 가진 대상으로 잘못 인지한 데서 기원했다고 배워왔다.

물론 98년 수정된 북한 사회주의 헌법에 ‘반종교 선전의 자유’가 삭제되고, 종교 건물의 건축과 종교의식의 허용 등이 명시돼 있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대외 선전용에 불과할 뿐, 북한 인민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북한 노동당 출판사에서 지난해 7월 펴낸 주민 교육용 ‘강연제강’(강연자료)은 “우리 내부에 종교를 퍼뜨리는 적들의 음흉한 모략책동을 단호히 짓부수자”며 미국의 종교문제 제기와 남한 선교사에 의한 종교 전파를 맹비난한 바 있다. 북한의 종교 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봐도 북한에서 종교 활동은 반체제 활동과 같이 ‘국가적 범죄’로 간주된다. 지난달에는 평안북도 의주, 신의주, 용천, 염주에 거주하는 지하 기독교 신자들이 모임을 만들어 예배를 보다 국가안전보위부에 적발돼 30여명이 붙잡혀 처형을 앞둔 사실이 공개됐다.

이렇게 철저하게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 종교계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남 선전전술에 ‘부화뇌동’해 북한에 종교자유가 있는 것처럼 맞장구를 쳐주고 있다. 목숨 걸고 숨어서 자신의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는 지하교인들은 남한 기독교인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 엄청난 모멸감과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수년 동안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종교 교류에 앞장서왔던 서경석 목사(한기총 인권위원장)가 평양 봉수교회는 종교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더 이상 남한 기독교인들이 북한의 가짜들을 만나기 위해서 줄을 서는 한심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종교인들마저 ‘좋은 것이 좋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북한의 종교탄압에 눈을 감고, 김정일이 급조한 허깨비 같은 교인들과 마주 앉는 데만 만족한다면 북한의 종교자유는 요원하기만 하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신앙을 끝까지 지키다 공개처형 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북한의 진짜 종교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알고도 행하지 않음은 더 큰 죄악’이라 했다. 북한의 인권과 종교자유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기독교인들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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