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군사정권 수립 가능성”

건강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북한에 일종의 ‘군사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한독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연방하원 의원이 14일 전망했다.

지난 1-6일 북한을 방문한 코쉬크 의원은 독일 뉴스 전문 NTV와 인터뷰에서 “군부는 모든 사안에 대해 절대적인 우위를 인정하는 소위 ‘선군정치’를 통해 북한 체제 내에서 매우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김정일 이후’에 일종의 군사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매년 2차례 이상, 북한은 2001년 이후 매년 1~2차례 방문하고 있는 한반도 전문가인 코쉬크 의원은 북한 내부의 안정이나 권력구조에 대해 명쾌한 조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김 위원장의 사후에 아들들 중 한 명이 권력을 승계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일시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겨 북한을 이끌 수 없는 상태에 빠지더라도 잘 작동하고 있는 통치체제가 상황을 장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쉬크 의원은 북한이 현재 조심스러운 변화의 과정을 지나고 있다면서 “북한이 생존을 위해 6자회담에서 핵 옵션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를 통해 체제안전 보장, 관계 정상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EU)의 지원 등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당(CSU) 출신인 그는 또 최근 북한의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는 중국이 매우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6자회담을 “일종의 `동북아 판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인 다자 차원의 상시 대화기구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이런 구상에 매우 개방적인 입장인 중국이 ‘헬싱키 프로세스’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독일은 중재자로서 뿐 아니라 “진정한 조언자”의 역할을 요청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헬싱키 프로세스’란 70-80년대 서유럽 국가들이 안보와 경제지원 등 모든 현안에 인권 문제를 결부시켜 결국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낸 과정을 일컫는 것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자회담이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동북아 안보협력체로 확대돼야 한다”면서 “헬싱키 프로세스가 이 지역 평화체제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