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선 일소 죽으면 `낭패’..3개월 무보수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이 18일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 이면을 엿볼 수 있는 북한 `행정처벌법’ 해설서를 일부 공개했다.


북한의 행정처벌법은 2004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정령으로 제정됐지만 조문이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처벌 대상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반면 이 해설서는 주로 경제 분야이기는 하나 위반사례를 비교적 상세히 나열해 실제로 북한 내에서 그런 행위들이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짐작케 했다.


예컨대 해설서 51조(영농질서를 어긴 행위)는 농기계와 농업유가 부족한 북한 경제의 특성을 반영한 듯 `부림소'(일소)에 대해 상세한 규정을 담고 있는데, `소를 우리 없이 관리하는 행위’, `소를 혹사한 경우’, `승인 없이 도태시킨 행위’, `부림소를 폐사시킨 행위’ 등이 모두 처벌 대상이었다.


이 해설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일소가 죽으면 관리하던 사람이 대개 3개월 이하의 무보수 노동에 처해지고, 잘못이 중하면 3개월 이상의 무보수 노동을 각오해야 한다.


같은 조항은 `거름 주지 않은 땅에 옥수수를 파종한 경우’, `이모작을 실리 있게 하지 않은 경우’, `농작물을 적기, 적지에 심지 않은 행위’ 등도 `영농질서를 어긴 행위’로 간주해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해설서는 또 54조(수산질서를 어긴 행위)에서 `어장을 이탈해 물고기를 잡은 행위’, `그물코가 지나치게 작은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 `바다 출입증을 위조한 행위’, `잡은 물고기를 바다에서 팔아먹고 실적을 거짓 보고한 행위’ 등을 처벌 대상으로 적시, 북한 당국이 수산업 분야의 질서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해설서 46조(공동재산을 훔쳤거나 빼앗았거나 속여 가진 행위)는 `창고장이 없는 사이 창고에 들어가 물품을 가져간 행위’, `열쇠를 까고(부수고) 창고에 들어가 물자를 가져간 행위’, `경비원을 유인해 문자를 가져간 행위’, `들고가는 물건을 채 달아나는 행위’ 등을 3개월 이상의 노동교화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 국가나 사회단체의 재산을 빼돌리는 경제 분야의 `도덕적 해이’가 상당히 퍼져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행정처벌법은 형법에 이르는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문화나 공동생활 질서를 경미하게 위반한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마련됐다.


남한의 주차위반 과태료 같은 행정적 제재와 비슷하지만 금지 대상이 넓고 추상적인데다 경고부터 무보수노동, 벌금, 해임, 몰수까지 다양한 형태의 처벌이 내려진다는 점이 다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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