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선 동창회 했다간 종파행위로 몰려 수용소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직장과 각종 모임에서는 송년회가 한창이다. 또한 동창회 등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이는 일도 곳곳에서 쉽게 목격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이런 동창회가 있을까?

탈북자들에 의하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모여 진행하는 ‘작은 동창회’가 간혹 있지만, 모든 친구들이 모이는 동창회는 북한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매일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조건에서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2012년 탈북한 이금순 씨(51·가명)는 최근 데일리NK에 “연말이 되면 반드시 친한 사람들과 모임을 잡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생각도 못한다”면서 “다만 친구 중에 돈이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몇 명의 친구들끼리 모이는 동창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반 전체가 모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 씨는 “누가 국가안전보위부 스파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친한 친구만 찾는 것”이라면서 “또한 최근 동창생들 중에 떠돌이 장사꾼들이 돼 연락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렵사리 이뤄진 동창회는 주로 어느 한 명의 개인 살림집(주택)에서 이뤄진다. 완전히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면서 술과 함께 음악과 춤판을 벌인다고 한다.

함경북도 출신 김창길(39·가명) 씨는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패(카드)를 많이 하지만, 술 먹고 노는 것은 여기(한국)와 비슷하다”면서 “요즘 젊은 북한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영화를 같이 본다든지, 한국 노래를 부르면서 논다”고 소개했다.

다만 동창회가 ‘식당’에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철저하게 통제하는 종파(宗派)행위로 오인할 있는 동창회 모임을 절대로 공공장소에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씨는 “북한 당국은 국가안전보위부를 내세워 ‘동창회, 친구모임에서 정치적 발언을 주의하라’는 엄포를 지속적으로 놓고 있다”면서 “또한 동창회, 대학동창 모임 등 친목회 조직에 대한 조사도 따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파행위로 몰리면 처벌은 물론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씨도 “당국은 모임이 언제, 어디에서 열리고, 인원수는 얼마인지, 무슨 내용을 토론하는지를 철저히 조사한다”면서 “그래서 주민들은 아예 모이려고 하지 않고 적당히 친한 친구들만 모이는 모임만 조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또 세력을 형성할 수 있는 간부들에 대한 감시를 더욱 철저히 진행해 간부들의 모임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다. 특히 간부로 성장할 수 있는 간부 자녀들의 경우 종파 형성 가능성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 씨는 “간부를 양성한다는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경우에는 동창회라는 말 자체가 없다”면서 “북한 당국은 1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